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힘들지만 버텨내겠다.”
우리은행은 10일 현재 23승4패, 부동의 선두다. 잔여 8경기서 4승을 더하면 정규시즌 3연패. 4.5경기 뒤진 2위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이 정규시즌 우승을 하지 못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있다. 개막 16연승이 끝난 뒤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약간 하향세다. 물론 5일 신한은행전 20점차 대파 등 저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파괴력이 시즌 초반에 비해 약간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또 전력의 핵심 이승아와 이은혜가 나란히 부상 중이다. 위성우 감독이 “힘들지만 버텨보겠다”라고 말한 이유. 심지어 “8경기 중 4승이 쉽지는 않다”라고 했다.
▲왜 조금씩 흔들릴까
우리은행은 개막 16연승이 좌절된 뒤 7승3패를 기록 중이다. 2015년에 치른 10경기 성적. 7승 중 4승이 10점 이내 박빙 승부. 두자리 수 점수 차 완승이 3승에 불과했다. 물론 7승3패라는 성적은 훌륭하다. 하지만, ‘최강’ 우리은행이라는 수식어와 약간 어울리지 않게 승부처에서 힘이 조금 떨어진 부분은 분명히 있다.
우리은행은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KB와의 백투백매치를 모두 내줬다. 당시 KB는 우리은행이 자랑하는 존 프레스(지역방어를 올려서 실시하는 것)를 효과적으로 깼다. KB는 준비를 많이 했다. 가드진의 경기운영이 상대적으로 약해 존 프레스에 단골로 당했던 KB. 그러나 변연하를 중심으로 약속된 움직임과 빠른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다. 그런데 이 수비전술이 어느 팀, 어느 상황에서도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위 감독도 “잘 되는 날도 있고, 잘 안 되는 날도 있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약속된 세밀한 움직임과 함께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세부적인 전술이 완벽히 준비됐다고 해도 체력이 따라주지 못하면 완성도가 떨어지게 돼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우리은행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이 썩 좋지 않은 게 승부처 경기력에 직결된다. 베테랑 임영희의 경우 최근 승부처에서 썩 눈에 띄지 않다. 이런 부분들은 훈련량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두 차례 통합우승을 일궈냈을 때 엄청난 비 시즌 훈련량이 뒷받침됐다. 그러나 올 시즌엔 그렇지 않았다. 선수들이 위 감독의 농구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반복훈련의 필요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주전 4명(임영희 양지희 박혜진 이승아) 모두 대표팀(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 차출돼 비 시즌 위 감독 특유의 지옥 체력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박혜진도 “주전 모두 대표팀에 다녀오느라 비 시즌 훈련량이 적었다. 최근 승부처에서 상대를 확실히 압도하지 못하는 것도 그 부작용인 것 같다”라고 했다.
또 하나. 여전히 우리은행은 존 프레스뿐 아니라 세련되고 효율성 높은 프리랜스 오펜스, 국내선수들과 외국인선수들의 조화로운 공수 등이 단연 눈에 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대항마들도 그냥 우리은행을 지켜보진 않는다. 신한은행은 점점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엔 신정자를 영입해 춘천에서 우리은행을 잡았다. 앞서 언급한 KB는 두 말할 것 없다. 심지어 리빌딩 중인 삼성과 하나외환도 시즌 중반 이후 전체적인 경기력은 많이 좋아졌다. 우리은행으로선 쉽게 이길 상대가 없다. 더구나 컨디션이 하향세인 우리은행으로선 2배로 힘겹다. 박혜진도 “경기를 치르면서 전력이 좋아진 팀이 있다는 걸 느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우리팀과 사이클이 정 반대”라고 덧붙였다.
▲이승아와 이은혜 부상
설상가상. 이승아와 이은혜가 연이어 다쳤다. 이승아는 8일 삼성전서 오른쪽 발목에 부상했다. 심하게 꺾여나가면서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12월에도 한 차례 발목 부상으로 몇 경기 결장했다. 위 감독은 “양쪽 발목 모두 좋지 않다. 당분간 결장이 이어질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승아의 부상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던 백업가드 이은혜도 1일 신한은행전 초반 허리에 부상했다. 5일 신한은행전, 8일 삼성전서 연이어 결장했다. 이은혜 역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결국 우리은행은 시즌 막판 중요한 자원 2명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우승을 사실상 굳혔다고 해도 상당한 부담이다. 위 감독은 “박혜진이 있다. 그리고 박언주와 김단비를 기용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겠다”라고 했다. 당장 박혜진에 대한 상대의 집중견제가 불가피해졌다. 또 박언주와 김단비는 가드 역할을 도와줄 수는 있어도 포지션은 포워드. 위 감독의 전술변화와 실전에서의 상황대처능력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분명한 건 박언주 혹은 김단비가 투입될 때 전체적인 조직력은 미세하게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는 점. 위 감독도 “아무래도 주전들이 투입될 때 존 프레스 완성도가 높다”라고 한 적이 있다. 결국 이 부분도 안고 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가 꼭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단기전 승부를 감안하면, 극한의 승부처서 주전 없이 경기를 치러보면서 팀 전체적인 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다. 위 감독도 “플레이오프를 감안하면 이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좋게 생각하겠다”라고 했다. 지금 고생해보는 게 단기전서 약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승아(위), 이은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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