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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최진행이 있어야 돼."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요즘 타자들의 컨디션 점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파워히터' 최진행을 집중 조련하고 있다. 19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는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최진행에게 직접 토스 배팅을 던져주며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다.
2010년부터 지난 5년간 한화의 시즌 전망에서 최진행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당연한 얘기다. 풀타임 첫해인 2010년 129경기에서 32홈런(92타점)을 때린 것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68홈런을 쳐낸 거포이기 때문. 이 기간 시즌 평균 홈런이 22.67개였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은 다소 아쉬웠다. 지난 2013년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홈런이 8개뿐이었고, 지난해에는 99경기에서 타율 2할 6푼 1리 12홈런 4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치 1차 캠프 대신 오키나와 재활 캠프에서 2015년을 시작한 최진행은 착실한 재활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시범경기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첫 4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삼진 3개를 당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13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최진행의 타격 훈련을 직접 관찰하며 조언했고, 이날 최진행은 3안타 2타점을 몰아치며 화답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어제오늘 훈련하면서 좋아졌지만 아직 더 손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후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최진행은 지난 17일 넥센전서 2안타 3타점으로 살아났다. 그런데 김 감독은 19일 경기 전 또 한 번 최진행을 붙잡고 원포인트 레슨을 했다. 직접 토스 배팅을 던져주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했다. 김 감독은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며 그간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어 "위아래 밸런스가 안 맞는다. 그걸 맞춰야 한다"며 "아까 치던 모습이 최진행이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이다. 하지만 타석마다 달라지는 게 보인다. 경기에 나가면서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진행이 있어야 한다. 홈런 20~30개씩 쳐주면 얼마나 좋은가"라며 최진행의 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했다. 실제 최진행은 김 감독의 말대로 충분히 20~3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다. 이미 2010년 32홈런을 때렸고, 이듬해인 2011년에도 19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홈런 수가 급감하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타자다. '이글스 파워히터'라는 응원가 가사에도 최진행의 홈런을 원하는 팬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최진행은 지난해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와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통해 체중을 두자릿수로 줄였다. 그러면서 장타력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나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문제없다"며 "배트 스피드가 빠르면 장타는 나온다. 빼빼 마른 게 아니면 큰 문제 없다고 본다. 최진행도 95kg인데 그 정도면 괜찮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 덕택인지 최진행은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타는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 동료 타자들과 특타에 나섰다. 김 감독이 훈련을 진두지휘했다. 텅 빈 그라운드에 배팅케이지가 들어섰고, 곧이어 김 감독이 한 손에 배트를 들고 나왔다. 최진행은 백스톱 근처에서 김 감독이 던져주는 토스 배팅을 쉴 새 없이 쳤다. 최진행을 필두로 이용규, 오윤, 김태균도 김 감독과 토스 배팅 훈련을 했다. 김경언, 김회성 등도 3개의 배팅케이지에 들어가 프리배팅을 진행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훈련은 저녁 8시 30분까지 이어졌다.
한화로선 장타가 터져야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팀 홈런 순위 2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 기간에 쳐낸 팀 홈런이 정확히 800개. 연평균 133.3개를 쳤다. 그러나 최근 5년간은 총 419개. 연평균 83개로 크게 줄었다. 그런데 한화의 마지막 20홈런 타자가 2010년 최진행이다. 이후 단 한 번도 20홈런 타자가 없었다. 보여준 게 있는 최진행에게 큰 기대를 거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서서히 감을 찾아가고 있는 최진행이 김 감독의 믿음에 응답할 수 있을까. 일단 과정은 순조로워 보인다.
[최진행.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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