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안성기가 파격 도전을 감행했다. 58년 연기 인생동안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그리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베드신에 도전했다. 물론 외설과는 거리가 먼 베드신이었지만 안성기가 연기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영화 '화장'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안성기는 삶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아내와 처연한 베드신을 선보인다. 하지만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평. 오히려 처량한 느낌을 자아내며 없어서는 안 될 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제가 그동안 멜로 영화를 잘 안 했어요. (전역 후) 영화를 다시 시작할 때가 70년대 후반인데, 그 시절 우리나라 영화 상황이 좋지 않았죠. 억압 받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던 시절이라 상업적으로는 사랑영화 밖에 만들 수가 없었어요.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하는 사람들이 사랑 이야기만 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더 존중을 못 받기도 했고요."
영화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영화 하는 사람도 존중받을 만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멜로 영화를 피했다. 현실을 다루고, 역사성과 사회성을 띤 영화들에 주력했다.
"그러다보니 제가 멜로 영화를 거의 안 했어요. 그것 말고도 제가 해야 할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역사성이나 사회성이 짙은 영화들을 선택했어요. 지금은 전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많아지고 좋아진 편이에요. 그래서 멜로 영화를 하지 않다보니 멜로 연기가 잘 안 되더라고요. 어색하고, 하기 싫기도 했어요. 진하게 서로 마주본다거나 하잖아요. 전 그런 걸 못 하겠더라고요.(웃음)"
베드신 못지않게 화제가 된 신이 바로 안성기가 아내의 몸을 씻겨주는 신이다.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수위 높은 노출로만 화제가 됐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남편을 향한 아내의 미안한 감정, 수치심, 자괴감 등 다양한 감정을 녹여낸 아름다운 신으로 회자되고 있다.
"예술로 승화된 것 같아요. 그 신을 보다 한눈을 팔게 되거나 이상한 감정이 들면 실패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 신은 그렇지 않았어요. 김호정 씨는 배우로서 정말 대단한 의욕을 가지고 있어요. 말기 암 환자의 몸을 갖기 위해 굶다시피해서 자신의 몸을 바짝 말려갔죠. 인물을 위해, 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어요. 그래서 임권택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해요."
오랜 세월을 함께 산 부부의 관계, 죽어가는 아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 남편, 죽음이 아닌 생명의 향기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낸 '화장'은 많은 중년의 관객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안성기 역시 많은 중년들이 '화장'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많은 중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일부러 가서 향을 맡으려는 게 아닌데 삶의 향기에 끌리게 돼요. 의도적으로 다가가는 게 아니라 취하게 되는 것과 비슷하죠. 그런 것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하실 것 같아요."
[배우 안성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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