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무리 지형도가 꿈틀거린다.
10개구단 144경기 체제의 원년. 마무리투수의 중요성은 예전보다 더 높아졌다. 늘어난 경기수만큼 구원 실패가 늘어날 경우, 그 팀으로선 순위싸움에 치명타. 애당초 임창용(삼성) 손승락(넥센) 봉중근(LG) 김진성(NC) 정도를 제외하곤 확실히 정해진 마무리투수는 없었다. 감독들은 신중을 기해 마무리를 낙점했다. 지난 주말 2연전을 시작으로 혹은 이번주 6연전서 본격 가동한다.
지난해 구원 판도는 손승락, 임창용, 봉중근 체제. 세 사람은 나란히 32~30세이브로 세이브 1~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이들은 굳건하다. 그러나 마무리 지형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2년만에 돌아온 윤석민(KIA)이 마무리로 출발한다. 정우람(SK)도 마무리 경쟁에 다시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김승회(롯데)와 김진성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2년 연속 풀타임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김사율(KT)은 롯데 시절 경험을 살려 마무리에 재도전한다. 윤규진(한화)과 윤명준(두산)도 풀타임 마무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도권 지킨다
올 시즌에도 손승락 임창용 봉중근은 마무리 경쟁의 선두에 나설 전망. 손승락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선발 등판 가능성까지 제기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결국 손승락에게 가장 어울리는 보직은 마무리. 한현희가 선발로 이동하면서 필승조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 상황. 손승락이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
지난해 9개의 블론세이브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던 임창용. 그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서 “작년에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심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았다. 갑작스러운 복귀로 시즌 준비가 미흡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에는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만39세이긴 하지만, 몸이 부드러운 만큼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봉중근의 최대 장점은 학습 의지와 습득력. 그는 언론에 수 차례 “후배들에게 배우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오승환과 손승락에게서 터득한 경기운영능력, LG 후배들을 보고 느낀 철저한 몸 관리까지. 그는 매 시즌 진화를 꾀했다. 질과 양에서 10개구단 최강을 자랑하는 LG 불펜. 올 시즌에도 마침표는 봉중근의 몫이다.
▲강력한 대항마
윤석민은 기존의 마무리 판도를 뒤흔들 핵심 세력. 지난 시즌 직후 사실상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었지만, 시범경기서 확인된 구위와 경기운영능력은 여전했다. 마무리 경험도 있기 때문에 KIA로서도 리스크를 최소화한 선택. KIA의 공수 전력이 상위권이 아니기 때문에 임창용, 손승락처럼 세이브 기회를 많이 받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확실한 건 윤석민이 마무리를 맡을 경우 KIA가 허무하게 무너지는 게임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 윤석민은 개막전이었던 28일 광주 LG전부터 세이브를 따냈다.
군 복무를 마친 정우람은 올 시즌 마무리 복귀를 준비 중이다. 김용희 감독은 일단 윤길현을 마무리로 점 찍었다. 윤길현은 29일 대구 삼성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하지만,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정우람이 시즌 중반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경우 윤길현이 셋업맨으로, 정우람이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럴 경우 두 사람 모두 구원왕 경쟁엔 약간의 불리함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SK 뒷문 내실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도 있다
김승회와 김진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마무리로 출발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마무리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도 겪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에도 뒷문을 막는다. 롯데와 NC 불펜의 내구성이 리그 최상 수준으로 평가 받진 못한다. 김승회와 김진성의 책임감은 크다. 일단 김승회는 우여곡절 끝 29일 부산 KT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김사율은 2011년과 2012년 롯데에서 각각 20세이브, 34세이브를 따냈다. 이후 중간과 선발로 돌아섰던 그는 KT 입단 첫 시즌에 다시 마무리로 낙점됐다. 김사율이 KT와 FA 계약을 하는 순간 사실상 마무리 보직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KT에는 경험 많은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불펜 필승조는 쉽게 계산이 나오지 않는 파트. 김사율이 뒷문도 잠그면서 팀의 약점마저 최대한 커버해야 한다. 다만, 시범경기 막판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다.
윤규진은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자연스럽게 마무리를 맡는 경기가 많아졌다. 김성근 감독 체제로 첫 출발하는 올 시즌에도 마무리로 낙점됐다. 투수 보는 눈이 예리한 김 감독의 눈에 들었다면 마무리 롱런 가능성도 충분하다. 29일 목동 넥센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내며 산뜻하게 포문을 열었다.
윤명준은 지난해까지 불펜 필승조로 기용됐으나 올 시즌 마무리로 출발한다. 본래 노경은이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이 컸으나 턱 뼈 골절로 윤명준에게 기회가 왔다.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구위가 묵직하고 지나친 긴장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풀타임 마무리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김태형 감독 판단. 29일 잠실 NC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위에서부터 손승락, 임창용, 윤석민, 윤명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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