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이라 클라크와 앤서니 리처드슨.
모비스와 동부의 챔피언결정전 희비를 가를 또 다른 변수다. 두 사람은 1~2차전서 매치업 되는 경우가 많았다. 동부가 리처드슨을 기용하면, 모비스가 곧바로 클라크를 기용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상대가 먼저 리처드슨을 넣으면 내가 계속 클라크를 넣었다”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매치업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이어질 전망.
두 사람은 메인 외국인선수가 아니다. 묵직한 골밑 플레이를 하는 리카르도 라틀리프, 데이비드 사이먼의 보조 옵션. 하지만, 의외로 승부는 클라크와 리처드슨의 맞대결서 갈릴 수도 있다. 리처드슨은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서 결정적인 3점포를 꽂았으나 챔피언결정전서는 사실상 잠잠하다. 반면 클라크는 4강 플레이오프부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더니 챔피언결정전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2차전서 25분21초간 17점 7리바운드로 8점 6리바운드(14분39초 출전)의 라틀리프보다 더 좋았다.
▲컨디션 올라온 클라크
유재학 감독은 “정규시즌 때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는데 안 들어가더니, 이제서야 안으로 들어간다”라고 했다. 클라크는 그동안 모비스의 계륵이었다. 정규시즌서 보탬이 거의 되지 못했다. 외곽 공격을 즐겼다. 국내선수들과 동선이 겹쳐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 또한,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클라크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정규시즌서 라틀리프의 체력적 부담감은 엄청났다.
클라크는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4쿼터에만 9점을 넣었다. 당시 클라크의 활약이 없었다면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장담할 수 없었다. 유 감독은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막판 승부처를 대비, 라틀리프를 쉬게 해줄 목적으로 클라크를 내보냈으나 의외로 클라크가 잘해주자 라틀리프를 기용하지 않았다. 클라크는 챔피언결정 1차전서도 14분간 9점을 넣었다. 나쁘지 않은 득점 생산력. 챔피언결정 2차전서는 팀 승리를 이끌었다. 라틀리프가 3쿼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그러자 클라크가 투입, 사이먼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때 모비스는 승부를 뒤집고 달아나면서 흐름을 장악했다. 3쿼터에 뒤바뀐 흐름은 4쿼터에도 이어졌다. 4쿼터에는 클라크와 리처드슨이 매치업되는 시간이 길었다. 클라크가 11점을 퍼붓는 사이 리처드슨은 4점에 그쳤다.
▲클라크가 리처드슨에게 우위 점하는 이유
챔피언결정 1~2차전서 라틀리프의 활약이 썩 좋지는 않았다. 사이먼과의 매치업에서 근소하게 밀리기 때문. 유 감독 역시 “힘에서 밀린다”라고 지적했다. 어깨가 완전하지 않은 사이먼이지만, 힘 대결서 라틀리프에게 근소한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클라크와 리처드슨의 매치업은 정반대. 클라크가 우위를 점한다.
클라크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 골밑 플레이 빈도를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외곽에서도 움직인다. 하지만, 리처드슨은 기본적인 활동범위가 외곽이다. 클라크는 외곽에서 리처드슨을 제어할 수 있다. 실제 리처드슨은 힘이 좋은 클라크가 외곽에서 적극적으로 마크하자 무리한 슛을 시도하는 등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 반대로 클라크는 골밑에서 동부 수비수들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리처드슨은 물론이고, 체력이 떨어진 국내 선수들의 마크를 유유히 따돌리고 득점한다.
그래서 유 감독은 라틀리프가 사이먼에게 밀리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부담 없이 클라크를 넣을 수 있다. 클라크가 골밑과 외곽에서 공헌도 높은 플레이를 해주기 때문. 하지만, 동부 입장에선 리처드슨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외곽에서 모비스 수비를 효과적으로 요리하지 못한다. 김영만 감독은 “1대1로만 하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리처드슨을 위한 효과적인 스크린과 정교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현재 동부 사정상 사이먼이 꼭 필요하다. 김주성과 윤호영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상황. 승부처에서 골밑 몸싸움과 득점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사이먼이 골밑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모비스와 대등한 승부를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이먼을 고집할 수밖에 없다. 사이먼이 라틀리프에게 밀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라틀리프를 완전히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김영만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
결국 동부로선 리처드슨을 투입할 때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리처드슨은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 고비마다 전자랜드 외곽 수비를 교란시켰다. 챔피언결정전 2연패로 몰린 상황. 동부로선 승부처에서 리처드슨의 강력한 분위기 전환용 한 방이 필요하다.
[클라크와 리처드슨(위), 클라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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