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그건 그렇게 해야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이사회를 통해 국가대표팀 운영과 관련, 새로운 지침을 만들었다. 국제대회서 병역 혜택을 본 선수들에게 혜택을 본 시점부터 5년간 국제대회에 나서는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경우 무조건 참가하도록 했다. 한 마디로 병역혜택을 봤으면 5년간 무조건 국가에 봉사하는 규정이 신설된 것이다.
이 규정은 소급적용이 되지는 않는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심지어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본 선수와도 무관하다. 병역 혜택을 볼 수 있는 다음 국제대회부터 적용된다. 올해 11월 프리미어 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리지만 병역 혜택이 있는 대회는 아니다. 결국 이 조항의 최초 적용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적용될 수도 있다.(야구가 정식종목으로 부활할 경우.)
▲대표팀 논란 잠재운다
최근 몇몇 국제대회를 준비했을 때 대표팀을 구성하고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던 게 사실.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는 그 성격에 따라 최고의 팀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병역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됐다. 최고의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병역 여부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
확실히 병역 혜택이 걸리지 않은 대회보다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에 나선 선수들의 경기력이 좀 더 좋았다. 병역 혜택이 걸린 대회서는 심지어 병역을 마친 선수들도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동료 혹은 후배들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인상이 강했다. 한편으로 일부 선수들은 군 미필 시절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도 막상 병역혜택을 받은 뒤 잔부상을 이유로 국제대회 참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가대표 5년 의무규정이 생기면서 결국 병역혜택을 본 선수는 이후 5년간 국제대회서 도의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자신이 병역 혜택으로 이익을 봤다면, 이후 다시 대표팀에 봉사하는 방식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할 정도의 부상이 있다면 당연히 대표팀에서 제외될 수 있다.
▲류중일 감독도 OK
2013년 WBC 실패,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모두 진두 지휘했던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 규정 신설에 대해 적극 찬성했다. 류 감독은 10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그렇게 해야 한다. 군대에 가는 건 국방의 의무다. 그걸 하지 않는 것인데 당연히 국가에 봉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부르면 당연히 대표팀에 참가해야 한다. 군대에 가지 않는 대신 국가대표에 뽑히면 뛰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사실 군 복무 2년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 치고 군대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상무와 경찰청에서 기량을 업그레이드 한 선수들도 많았지만, 어쨌든 2년간 자리를 비우면 돌아온 뒤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2년간 군 복무를 하지 않고 꼬박 1군에서 뛸 경우 FA 자격을 2년 빨리 얻을 수 있다. 이 부분은 엄청나다. 최근 FA 광풍으로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에게 FA 대박은 곧 노후보장으로 이어진다. FA 자격을 2년 빨리 얻으면 두번째 FA 자격도 2년 더 빨리 얻을 수 있다. 대박을 1번 터트리는 것과 2번 터트리는 건 차원이 다르다. 류 감독도 "군대에 가지 않으면 FA로 최고 2~30억원을 더 벌 수 있다"라고 했다. 국제대회서 그게 가능할 정도의 혜택을 받았다면, 5년간 국가에 의무적으로 봉사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게 류 감독 생각.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봤던 류 감독의 말이기에 이해가 더욱 잘 된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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