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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공개모집이다.
대한농구협회가 16일 남자농구대표팀 감독 공개모집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자격은 2급 이상 경기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고, 5년 이상의 지도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농구협회 정관 15조(선임임원의 결격사유) 및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다.
농구협회는 16일부터 25일까지 협회 이메일로 각종 서류를 받는다.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서류심사를 하고 최종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 뒤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되는 방식. 농구협회는 임기를 9월23일부터 10월3일까지 중국 후난성에서 열리는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까지로 못박았다. 전임감독이 아니다.
▲왜 이제야 공개모집하나
감독 공개모집은 감독 선임과정에서 일부 농구인들의 밀실행정 가능성을 차단하고,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농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신중한 자세를 드러낸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아쉬운 건 왜 이제서야 감독 공개모집을 결정했느냐는 점이다.
농구협회가 이번 남자대표팀 사령탑에 현직 프로 감독을 제외하기로 한 건(물론 프로 사령탑들도 이번 공개모집에 지원서를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 9월 12일 개막하는 프로농구 정규시즌과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겹치면서 프로 감독이 대회를 이끌기가 어렵다는 현실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기가 너무 늦었다. KBL이 2015-2016시즌 일정을 1개월 가량 앞당기기로 공식적으로 발표한 건 5월 11일. 이미 그 전부터 김영기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털어놨고 농구계에 소문도 퍼졌다. 때문에 농구협회도 5월 초순경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가 프로농구 정규시즌 초반과 겹치는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감독 공개모집은 약 1개월이 지나서 결정했다. 심지어 방열 농구협회장은 5월 초순 전화통화서 "(일정이 겹치지만)프로농구는 국내잔치고,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티켓이 걸린 무대"라며 현직 프로감독들에게 애국심을 강조했다. 대표팀 감독을 프로농구 우승팀 감독이 해야 한다는 원칙을 흔들고 싶지 않았던 것. 결국 농구협회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을 최종 후보로 결정하는 비상식적인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게 원칙이다. 농구협회는 생각을 너무 늦게 바꿨다. 당연히 전임 감독에 대해 논의를 할 시간도 스스로 날려버렸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이란 등 경쟁국가들은 이미 대표팀이 소집됐고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농구협회는 대회가 단 3개월 정도 남은 상황서 감독을 공개모집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럴 거면 왜 약 1개월이란 귀한 시간을 허비했는지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만큼 농구협회와 KBL이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증거다.
▲공개모집 장점 극대화할 수 있나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공개모집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남자대표팀 사령탑 확정 시기와 훈련 스타트 시점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공개모집을 통해 최적의 지도자를 투명하게 선발하는 게 지금 농구협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농구협회는 7년 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당시 전임감독을 채택했다. 그리고 공개모집을 통해 김남기 감독-김유택 코치를 선임했다. 당시 김남기 감독의 대표팀은 최종예선서 올림픽 티켓을 따내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최종예선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을 선임한 건 성공적이었다.
김 감독도 당시 최종예선을 약 4개월 남은 상황서 급하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나마 김 감독은 2009년 아시아선수권, 2010년 아시안게임까지 임기가 보장된 상황서 미래를 내다보고 선수단을 운영했다. 하승진, 정영삼 등 젊은 선수들을 과감히 선발, 세대교체까지 염두에 뒀다. (물론 2009년 높은 연봉을 제시한 오리온스로 떠났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감독은 오로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만 지휘한다. 당연히 내년 올림픽 티켓 획득에만 집착,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멤버들을 주축으로 뽑더라도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다. 공개모집으로 최적의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고 해도 3개월이란 시간 자체가 대표팀 장기운영의 틀을 세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감독이 선임된 뒤 코치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상대국가 분석, 귀화선수 영입 등은 시도 조차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전임감독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감독 공개모집 자체의 의미와 장점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농구협회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임제 도입을 내년으로 미뤘다. 물론 내년에는 예산을 확늘릴 수 있는 방안도, 전임제를 실시한다는 보장도 전혀 없다. KBL도 스포츠토토 지원금 분배 방식이 바뀐 뒤 대표팀 운영에 관심을 끊은 상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혹은 KB 서동철 감독이 맡아야 할 여자대표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마디로 지금 남녀농구대표팀 운영은 암울하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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