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푼3리를 잃어버렸다.
삼성 타선은 17일 현재 팀 타율 0.283(3위), 팀 득점권 타율 0.294(3위), 팀 OPS 0.814(3위), 팀 홈런 82개(3위), 팀 타점 335개(4위), 팀 득점 347개(4위). 이 정도면 강하다. 그러나 리그에서 아주 강하다고 할 순 없다.
지난해 삼성 타선은 팀 타율 0.301(1위), 팀 득점권 타율 0.327(1위), 팀 OPS 0.850(2위), 팀 홈런 161개(2위), 팀 타점 763개(2위), 팀 득점 812개(2위)를 기록했다. 대부분 지표에서 넥센 다음으로 가장 강력했고, 애버리지를 의미하는 타율과 득점권 타율에선 리그 최강. 이 정도의 지표만 봐도 올 시즌 삼성 타선은 지난해보다 다소 약해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애버리지를 찾아가는 과정일까
야구는 애버리지의 스포츠. 단순히 타율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평균에 수렴한다는 의미에서 애버리지라는 말이 통용된다. 누가 봐도 팀 타율 0.301, 팀 득점권 타율 0.327은 비정상적이었다. 3할의 예술이란 말의 함축적 의미(그만큼 3할을 치기가 어렵다는 뜻. 팀에서 타격실력이 좋은 모든 타자, 그렇지 않은 모든 타자의 평균이 3할을 넘는 건 개개인의 3할보다 훨씬 더 힘들다.)마저 무너뜨렸기 때문. 1987년(0.300) 이후 27년만의 팀 타율 3할. 지난해 삼성 타선은 전체적으로 크레이지 모드였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팀 타율 0.283, 팀 득점권 타율 0.294는 삼성 타선이 전체적으로 과거 애버리지의 접점을 찾아가는 증거일 수도 있다. 실제 삼성 라인업은 지난해와 올 시즌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 3할 타자가 무려 6명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최형우(0.314)가 유일하다. 확실히 지난해보다는 주전들의 애버리지가 하락했다.
일전에 한 야구관계자는 "사실 삼성 타선은 지금도 강한데 작년에 너무 잘 쳤다. 지금 각종 타격 성적이 작년보다 조금 떨어지긴 해도 결코 나쁜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반대로 지난해 3할을 쳤지만 올 시즌 3할이 아닌 타자들이 점점 더 좋아질 수도 있다. 삼성타선의 애버리지 하락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지난해보다 마운드는 좀 더 좋아졌고, 순위가 선두권에서 멀어지지도 않았다.
▲잃어버린 3푼3리
그래도 삼성은 예년에 비해 확실히 치고 올라간다는 느낌은 없다. 선두 두산과 0.5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16일 대구 두산전 패배로 3위로 내려앉았다. 반전이 필요하다. 타일러 클로이드와 장원삼이 이탈했지만 곧 합류한다. 삼성 마운드는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리그 정상급 성적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팀 평균자책점 4.09로 1위. 올 시즌 완화됐지만, 여전히 타고투저가 지배하는 현대야구서 팀 평균자책점 3할대 유지는 결코 쉽지 않다. 삼성 수비도 여전히 리그 정상급. 마운드와 수비에선 끌어올릴 부분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는 뜻.
결국 순위싸움서 타 팀들을 따돌리려면 타선이 애버리지를 끌어올리는 게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다. 2014년 이전의 애버리지로 돌아간다는 인상이 아닌, 지난해 팀 타율 0.301, 팀 득점권 타율 0.327이 새로운 애버리지의 확립이었다는 걸 남은 시즌에 증명해내야 한다.
지난해보다 1푼8리 내려간 팀 타율보다 3푼3리가 내려간 팀 득점권 타율이 더욱 뼈 아프다. 올 시즌 삼성 타선이 작년보다 시원스럽지 않다고 느껴지는 결정적인 원인. 16일 대구 두산전서도 득점권서 15타수 5안타에 그쳤다. 16일 득점권만 보면 0.333으로 좋았으나 정작 득점으로 이어진 적시안타는 2개에 불과했다. 16안타 포함, 19명이 출루했으나 홈은 고작 4번 밟았다. 6안타 3볼넷으로 5득점한 두산보다 비효율적이었다. 결국 삼성은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고도 졌다.
잃어버린 3푼3리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0.294인 현재 득점권타율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통합 5연패를 향해 달려가는 삼성으로선 극심한 순위싸움서 우위를 점하려면, 이 부분의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게 현실적이다. 단순히 팀 타율 향상에 목표를 둘 게 아니라 리그 4위인 팀 득점과 타점 순위를 리그 최정상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다시 말해서 전체적인 팀 득점력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득점권타율 향상이 필요하다. 아직 시즌은 반환점을 돌지 않았다. 해법을 찾아낼 시간적 여력은 충분히 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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