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천하였다.
67승15패, 승률 0.817로 서부컨퍼런스 1위는 물론, NBA 30개구단 승률 1위에 올랐다. 시스템 농구를 구사한 동부컨퍼런스 톱시드 애틀란타는 큰 경기서 확실한 에이스 부재 속에 침몰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달랐다.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톰슨의 믿을 수 없는 3점슛과 속공으로 정규시즌은 물론, 플레이오프 파이널까지 접수했다.
커리는 정규시즌서 23.8점, 7.7어시스트, 4.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당 3.6개의 3점슛을 기록했는데, 성공률이 무려 44.3%. 빠르고 깔끔한 슛 릴리스를 NBA 나머지 29개구단은 끝내 제어하지 못했다. 극심한 육탄전이 벌어지는 현대농구, 특히 NBA서도 날씬한 체구의 커리는 자신만의 탁월한 슈팅 테크닉으로 골든스테이트를 올 시즌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승부처에서의 냉정하면서도 효율적인 활약은 단연 압권.
사실 골든스테이트가 서부 톱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NBA 파이널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그렇게 지배적이지는 않았다. NBA는 물론 농구는 확률 게임. 외곽슛과 속공에 의존하는 팀은 결국 큰 경기서 높이와 수비를 앞세운 팀들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수십년간 증명돼왔다. 테크닉과 파워 게임 속에서 수비전술도 많이 발전했다. 당연히 기본옵션은 골밑 공격과 수비.
하지만,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는 그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커리는 챔피언결정전서 초반 메튜 델라베도바의 극심한 수비에 고전했으나 결국 극복했다. 승부처에서 동선을 바꾸고, 스크린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대폭발했다. 커리의 단짝 클레이 톰슨, 이번 챔피언결정전서 좋은 수비력을 뽐내면서 MVP에 선정된 안드레 이궈달라 등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스티브 커 감독은 드레이먼드 그린을 축으로 스몰라인업을 구성, 플레이오프는 물론 챔피언결정전서도 상대의 허를 찔렀다. 어차피 높이로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면 스몰라인업으로 장기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 그동안 큰 경기서 통하지 않았던 이 전략이 골든스테이트를 만나 빛을 발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농구의 전통적인 1~5번 포지션에 의한 공수 시스템을 뛰어넘었다. NBA를 비롯한 현대농구서 포지션 파괴는 대세가 아닌 일상. 골든스테이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완성했다. 또한, 챔피언결정전서는 수비조직력도 돋보였다. 르브론 제임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클리블랜드의 시스템을 간파, 유효 적절하게 활용했다.
이런 점들이 결합, 커리는 NBA 최고의 가드이자 최고의 슈터, 슈퍼스타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는 암흑기를 거쳐 1975년 이후 40년만에 NBA 최고의 팀이 됐다. 이제 미국농구, 아니 전 세계 농구는 스테판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로 통하는 시대가 됐다. 세계 최고의 농구 쇼를 선보인 골든스테이트의 사례는 파워, 테크닉 등 모든 부분에서 세계적 수준에 현저히 떨어지는 한국농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골든스테이트 우승 세리머니.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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