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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케이블은 지난해 말 '미생'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면서, 2015년 상반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지난 6개월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몇 년 전만 해도 시청률 1%만 넘으면 대박을 외쳤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1%가 넘어야 체면 치레를 하는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6개월의 tvN 예능은 썩 시원찮은 체면 치레에 그쳤다.
▲ 월화드라마, 부진 속 서서히 상승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송된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은 철부지 아내가 첫사랑에 빠졌다는 다소 위험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불륜으로 지적됐지만 드라마의 제목처럼 '일리있는' 사랑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일리있는 사랑'은 1.2%(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일리있는 사랑'의 바통을 이어받은 월화극은 '호구의 사랑'으로, 무거웠던 전작에 비해 최우식의 강호구 연기가 톡톡 튀는 빛을 발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최우식과 유이가 합을 이뤘고 여기에 임슬옹, 이수경 등이 힘을 실었다. '호구의 사랑'은 감각적인 스타연출가 표민수 PD와 '직장의 신' 등을 집필한 윤난중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었다. 시청률은 1.4%로 종영, 큰 입소문은 없었지만 착한 드라마로 호평을 얻었다.
이어 등장한 '식샤를 합시다2'는 지난 시즌1이 일주일 한 회차 방송에 그쳤던 것과 달리 월화로 편성돼 높은 인기를 이어갔다. 시즌1에 이어 '식샤님' 윤두준을 중심으로 서현진, 권율 등이 출연해 가족드라마처럼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식샤2'는 2.7%로 종영, 부진했던 월화극에 단비가 됐다.
'식샤2'의 탄력을 받아, 지난 16일 첫 방송한 '신분을 숨겨라'는 시청률 2.3%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OCN '나쁜 녀석들' 김정민 PD와 '별순검3' 강현성 작가가 만난 도심액션 '신분을 숨겨라'는 첫 방송부터 쫄깃한 긴장감으로 1, 2회 연속방송돼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높은 퀄리티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 금토드라마, 위기탈출 언제쯤?
'미생'의 아성을 넘는 금토극은 힘든 것일까.
지난해 12월 말 종영한 '미생' 이후, 올해 tvN 금토드라마의 포문을 연 '하트투하트'는 전작의 부담감을 크게 안고 시작했다. 천정명과 최강희, 그리고 MBC에서 나와 CJ E&M과 첫 작품 계약을 한 이윤정 PD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약 1%대의 시청률을 계속해서 유지하며 큰 입소문을 타는 데는 실패했다.
이어 지난해 악녀 연민정 열풍을 몰고 온 이유리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동건의 '슈퍼대디열' 또한 '하트투하트'를 크게 뛰어넘지 못했다. '연애 말고 결혼' 송현욱 PD가 연출을 맡았지만 진부한 가족스토리가 시청자들을 잡아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지상파가 수목드라마에 힘을 준다면 tvN은 금토드라마를 메인으로 하지만, 이후 방송된 '구여친클럽'은 더욱 난관에 부딪혔다. '미생' 변요한과 '응급남녀' 송지효의 복귀작이자 한 남자의 전 여자친구들의 영화만들기 이야기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 없는 스토리로 인해 급기야 조기종영을 불러왔다. '구여친클럽'은 당초 16부작에서 무려 4회나 축소, 총 12회로 아쉬운 결말을 보였다.
금토드라마의 분위기 쇄신, 하반기에는 가능할까. 박보영과 조정석 주연의 '오 나의 귀신님'이 하반기 첫 주자로 대기하고 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지난해 방송된 '고교처세왕' 유제원 PD와 양희승 작가가 1년 만에 손을 잡은 작품으로, 음탕한 처녀귀신이 빙의된 주방보조와 자뻑셰프의 좌충우돌 판타지 로맨스다.
이외에도 최근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 돼 화제가 된 유병재의 작가 겸 연출 프로그램 '초인시대'와 아침드라마 '가족의 비밀', '울지 않는 새', 그리고 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합작한 단막극 '위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 엠넷 리얼청춘 스토리, OCN 마니아 공략 장르극
음악 전문채널 엠넷은 '슈퍼스타K'에 도전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담아냈다. 실제로 '슈퍼스타K'를 연출했던 김용번 PD의 '칠전팔기 구해라'는 음악이 주무기였다. 노력에 비해 방송에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는 배우들의 말대로, '칠전팔기 구해라'는 무대를 보여줘야 하는 특성답게 완성도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효린, 곽시양, B1A4 진영 등 배우들이 노력했다.
또 19세 이상 시청가 '더러버'는 솔직하고 발칙한 2030 네 쌍의 동거생활을 그렸다. 오정세·류현경, 정준영·최여진, 박종환·하은설, 이재준·타쿠야 등 한 빌라 안에 사는 커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동거생활에서 있을 법한 일들을 19금 편성으로 과감하게 풀어낸 실험적 방송이었다.
지난해 '나쁜 녀석들'로 장르극의 새 지평을 연 OCN은 '닥터 프로스트'와 '실종느와르 M'을 선보였다. 하지만 진한 장르극의 색깔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어필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어 김무열, 이시영, 고성희 주연의 '아름다운 나의 신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하반기 반전을 꾀한다.
OCN 최초로 토, 일 편성된 주말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잃어버린 신부를 되찾기 위한 한 남자와 형사의 이야기로, 종합편성채널 JTBC '무정도시'를 집필했던 유성열 작가와 '우와한 녀', '응급남녀' 등을 연출한 김철규 PD의 작품이다.
올 하반기에는 '뱀파이어 검사'의 스핀오프 드라마 '더 뱀파이어'와 오지호, 전효성 등이 시즌1에 이어 출연을 결정한 '처용2' 등이 기다리고 있다.
tvN의 경우에는 하반기 기대작들이 몰려있다. '응답하라'의 세 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88'는 지난 시즌에 모두 출연했던 성동일, 이일화부터 혜리, 고경표, 박보검, 류준열, 이동휘, 안재홍, 류혜영 등 신예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또 38세 아줌마의 대학교 입성기를 그리는 청춘물 '우리들의 천국'(가제)이 '오 나의 귀신님' 후속으로 편성이 확정됐다. 이어 네이버 인기웹툰 '치즈인더트랩'은 tvN 편성을 논의 중이다. '치즈인더트랩'은 '하트투하트' 이윤정 PD가 연출을 맡게 될 경우 tvN으로 편성되는데, 유정 역에는 이미 박해진이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부진했던 2015년 상반기 케이블 드라마가 점차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기대작들로 새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CJ E&M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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