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박연수 "수애 선배님이 많이 안 떠는 것 같대요" (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당차다. 패기라고만 하기엔 여유 있고, 당돌하다고 하자니 진중하다. 신인배우 박연수(25)는 패기와 여유, 당돌함과 진중함을 동시에 지닌 될성 부른 떡잎이 따로 없었다.

현재 박연수는 SBS 수목드라마 '가면'(극본 최호철 연출 부성철)에서 변지숙(수애)이 일하는 백화점 동료이자 지숙의 동생 변지혁(호야)을 좋아하는 명화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첫 데뷔작에서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인터뷰를 앞두고 박연수는 직접 쓴 백문백답을 준비해 왔다. 신인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에 프로필 자료를 준비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렇게 자필로 정성스레 질문과 답을 써온 신인은 없었다. 심지어 솔직하기 그지 없는 질문과 답으로 가득차 더 유쾌하고 솔직한 인터뷰가 이어졌다.

신인들이 갖는 불필요한 긴장감은 없었다.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고,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대범했고 당찼다. 긴장보다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매력이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게 했다.

'가면'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른 박연수는 "떨리는건 둘째치고 그냥 재밌게 시작했다"며 "어쨌든 시작이 된거니 떨기보다 즐겁게 하자고 생각해서 괜찮다"고 밝혔다.

'가면' 첫 촬영은 대선배 수애와의 장면이었다. 들떠 있긴 했지만 부성철 감독 주문에 따라 많은 것을 준비했기에 걱정은 없었다. 못하면 욕 먹을 생각도 하고 있었다. 긴장 하기는 했지만 수월하게 끝나 만족스러웠다.

"주눅들면 못할까봐 더 그러지 않으려고 했어요. 연기는 좀 뻔뻔하기도 해야 하잖아요. 다른 사람이 돼야 하니까. 어릴 때는 긴장이 더 심했는데 지금은 달라요. 그 땐 창피하기도 하고 저를 못 드러내는게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버렸죠. 일단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우면 안 되니 그걸 위주로 많이 준비했어요. 100% 만족한건 아니지만 첫 촬영 치고 나름 만족해요."

상대 역 수애도 놀란 대범함이었다. 박연수가 이번 드라마로 데뷔한다는 것을 안 수애는 박연수에게 용기를 줬다. 스태프들 역시 신인임에도 박연수를 많이 생각해줬다. 그저 고마운 마음 뿐이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해본건 처음이에요. 순간 순간 생각하면 진짜 떨렸는데 겉으론 티가 많이 안 났나 봐요. 수애 선배님이 '많이 안 떠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수애 선배님께 배울 게 정말 많았어요. 아무래도 처음이고 신인이니까 급한 마음이 있고 여유롭지가 못한데 수애 선배님에게는 여유로움이 딱 보여요. 잘 웃고 많이 얘기해주시고 대화도 많이 했어요. 어디서 연기를 배웠는지, 처음인데 떨리지 않는지 물어보시고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저를 보시고 선배님도 첫 촬영이 생각나지 않으셨을까요? 사실 워낙 대선배님이라 무서운게 없지 않아 있었고 긴장도 됐는데 극중 역할을 더 생각하면서 친한 언니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경쟁률 100대1 오디션은 어땠을까. "사실 부끄럽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인 박연수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당연히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갔다. 진짜 떨리긴 했는데 일단 몇분 창피하더라도 다 보여주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했다"며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안 된다고 의기소침하지 않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가면'은 무조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 전에도 오디션을 봤었고, 꼭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사실 좀 어렵기도 했고 그때만 해도 더 긴장할 때라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가면' 오디션에서는 '이번에 안 되면 안 된다' 하는 생각이 컸어요. 나이도 스물여섯살이고 뭔가 열정을 갖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래 '아니면 아닌가보지'라고 생각해서 뭔가 주어지면 최대한 열정을 쏟고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이건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운도 좋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기회를 줬으면 하는 간절함이 많이 통한게 아닌가 생각해요. 사실 첫 촬영 당일까지도 '정말 내가 하는건가' 얼떨떨 했어요."

오디션에 합격하고 명화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살아왔을까', '어떤 성격일까' 파악하려 했다. 그러다보니 자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코미디는 아니지만 자신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어느 정도 풀어지는 시간이 돼야함을 알았다. 그러면서 톡톡 튀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 첫 작품이니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보려고 한다. 자신을 믿고 뽑아준 제작진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라도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참 희한한게 시간이 갈수록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어릴 때는 오히려 더 조급했던 것 같아요. 욕심도 나고 답답하기도 했죠.그래도 '더 나아지겠지' 생각했어요. 더 못될거라는 생각은 없었어요. 전 인정이 빨라요. 그래서 감독님께도 많이 가르쳐달라고 했어요. 욕 해서 가르쳐도 된다고 했어요. 이상하니까 이상하다고 욕을 하는 거지 그게 잘못된건 아니잖아요. 그 자리에서 울어 버리면 저만 손해죠. 다시 하면 되는데. 주어진 기회를 잘 해내고 싶어요."

학창 시절 키가 커서 모델이 되려 했던 그녀는 쇼에 나간 뒤 주목 받는 재미를 느꼈다. 자연스럽게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렀다. 시키는 것만 하고 안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말하는대로 된다'는 생각을 갖고 더 노력했다.

"점점 더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 부담도 느끼고 책임감도 생겨요. 지금은 오로지 연기를 중점으로 하려 해요. 뭔가 경험을 바탕으로 그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싶어요. 요즘엔 어려도 대단한 연기를 바라잖아요. 물론 잘 하는 배우도 많고요.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 아닌 고민이 있긴 한데 우선은 사랑 받고 싶어요. 그래야 예뻐지니까.(웃음) 촬영을 해보니 정말 재미있어요. 인생 한 번 사는데 재밌고 화려하게 살고 싶어요. 저를 볼 때마다 '이것도 괜찮네', '저것도 괜찮네' 하다가 나중에는 그냥 믿고 보는 배우가 돼있으면 좋겠어요. '박연수 나온대' 하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배우요."

[배우 박연수.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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