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스틴 니퍼트가 불안하다.
12일 광주 KIA전서 좋지 않았다. 3⅓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7실점했다. 6월 2일 KIA전서도 4⅓이닝 11피안타 8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유독 올 시즌 KIA전 성적이 좋지 않다. 2패 평균자책점 17.61.
가장 큰 문제는 니퍼트가 예전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 어깨 부상 전에도 예년같이 꾸준한 행보는 아니었다. 13경기서 3승4패 평균자책점 5.48이란 성적은 니퍼트답지 않다. 2011년 두산 입단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6월 7일 목동 넥센전서 어깨 충돌증후군을 호소, 약 2개월간 조심스럽게 재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전히 100% 컨디션은 아닌 듯하다.
▲조심스러운 활용
두산은 니퍼트를 조심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어깨통증은 금방 회복됐지만, 이후 서서히 피칭 강도를 높여왔다. 7월 31일 잠실 삼성전서 구원등판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2일 잠실 삼성전서도 구원 등판으로 투구수를 늘리려고 했으나 몸 상태가 괜찮다는 니퍼트의 요청을 받아들여 취소했다. 그리고 5일 부산 롯데전.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비교적 성공적인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투구수를 80개 정도로 제한한 경기였다. 어깨 상태 회복을 감안한 조치.
이후 김태형 감독은 "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투구수 제한 없이 본래의 니퍼트 위력을 기대했다. 그 첫 경기가 바로 12일 KIA전이었다. 본래 11일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비로 하루 뒤로 밀린 변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두산은 니퍼트가 베테랑이니 강인한 극복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직구 구속은 150km를 넘겼으나 구위 자체가 KIA 타자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복귀 후 두 차례의 등판만으로 니퍼트의 향후 행보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해도 부상을 털어낸 뒤 정상적인 위력을 되찾는데 시간이 필요한 투수들도 있다. 니퍼트 역시 아직은 복귀 후 적응기를 갖는 기간으로 볼 수도 있다. KBO리그 경험이 충분한 만큼 스스로 부진을 극복하는 능력도 있는 투수. 다만, 전반적인 투구 매커니즘을 재점검할 필요는 있다. 올 시즌 골반 통증으로 개막전 선발이 불발됐고, 과거에도 등 근육 통증 등으로 재활한 경험이 있다.
▲두산에 미치는 영향
두산은 니퍼트의 복귀와 동시에 선발과 스윙맨을 오갔던(사실상 선발) 진야곱을 불펜에 정착시켰다. 연투가 가능하고, 독특한 팔 스윙의 이점을 불펜에서 극대화해도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즉, 니퍼트의 복귀와 동시에 허약했던 불펜과 선발진을 동시에 강화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니퍼트가 선발진에서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진야곱을 구원으로 돌린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산은 당장 니퍼트를 기다려줄 여유는 있다. 원투펀치 유희관과 장원준이 매우 안정적이다. 앤서니 스와잭도 점점 한국야구 적응도를 높이고 있다. 허준혁도 믿음직스럽다. 니퍼트가 약간 저조한 페이스를 보인다고 해도 선발진에 크게 부하가 걸리는 건 아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 리그 최상급 역량을 지닌 야수진의 도움으로 최대한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니퍼트가 예전의 니퍼트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시즌 막판 순위싸움은 물론, 포스트시즌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특유의 좋은 투타 유기성으로 버텨냈지만, 매 경기 승부처인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서 제 몫을 하지 못할 때 경쟁팀의 사기만 올려줄 수 있다.
또 하나. 스와잭과 허준혁의 경우 꾸준히 6이닝 이상을 던지는 능력이 검증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등판할 때 필연적으로 불펜 소모도가 높다. 그때 니퍼트가 많은 이닝을 소화, 불펜 운영에 탄력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니퍼트마저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면 고스란히 불펜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니퍼트 행보는 두산 마운드는 물론, 팀 전력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 두산으로선 당분간 니퍼트를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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