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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의 위기다. 그의 입에서 “바꿔 버리고 싶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바꿔야 할 부분은 그대로다. 첼시 팬들에게는 분명 나쁜 신호다.
첼시는 여전히 어두운 터널 속에 있다. 아스날과의 런던 더비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의 문제점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디에고 코스타는 지난 시즌만 못하고 에당 아자르는 무리한 드리블만 하고 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전반기부터 하향세를 그리고 존 테리는 무리뉴의 눈 밖에 났으며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는 2류가 됐다. 정말이지, 하나하나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여름 이적시장을 형편없이 보낸 대가이기도 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실패한 라다멜 팔카오를 데려왔고 폐장 직전에 압둘라만 바바와 파피 딜로보드지를 충동 구매했다. 대신 후안 콰드라도와 빅터 모제스는 임대를 보냈다. 얇아진 선수층은 개막전부터 삐걱댔다. 스완지시티전은 첼시의 문제점이 모두 드러난 경기였다. 영국 언론들은 곧바로 첼시의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무리뉴는 요지부동이다.
이바노비치가 첼시의 약점인 건 유럽, 아니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 됐다. 이제 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 팀들마저 이바노비치를 노골적으로 공략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포르투의 공격수 브라히미는 이바노비치를 바보로 만들었다.
이에 첼시 팬들은 이바노비치를 벤치로 내리고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를 오른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왼쪽은 바바에게 맡기라고 주장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정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들의 주장처럼 아스필리쿠에타가 이동하면 첼시의 오른쪽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바로 아자르다. 윌리안과 페드로보다 높은 위치를 선호하는 아자르다. 그가 마음 먹고 높은 곳까지 전진할 수 있는 건 아스필리쿠에타가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필리쿠에타가 오른쪽으로 오면 이바노비치의 문제점은 해결되지만 동시에 왼쪽은 헐거워질 수 있다.
게다가 바바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다. 조직력이 강조되는 수비수를 바꾸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무리뉴는 스카우트의 결정을 신뢰한다고 밝혔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하나는 이바노비치에 대한 무리뉴의 이유 모를 신뢰다. 포르투전에서 무리뉴는 아자르를 벤치로 내리고 윌리안을 왼쪽에 세웠음에도 아스필리쿠에타를 왼쪽에 세우고 이바노비치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모두가 ‘No’를 외치는 상황에서 무리뉴만 ‘Yes’를 반복하고 있다. 경기력은 불만이지만 이바노비치는 계속 뛰고 있다. 이것은 당사자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 이상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해법을 이바노비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는 것도 그렇다. 무리뉴는 이바노비치의 불안한 수비력을 해결하기 위해 하미레스를 오른쪽 측면에 세워도 봤고, 마티치와 존 오비 미켈을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포백의 보호망을 두텁게 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시도는 이바노비치가 뚫리면서 실패로 끝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대체 “왜?”라는 의문만 커지는 이유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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