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NC는 웃고 두산은 울었다.
국내 프로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이는 KBO리그 역시 다르지 않다. 전체 선수 대비 외국인 선수 비율은 높지 않지만 이들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외국인 선수 한 해 농사 결과에 따라 각 팀의 운명도 많이 달라진다.
올해 외국인 선수 효과를 가장 많이 본 팀은 역시 NC다. NC는 에릭 테임즈부터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까지 외국인 3인방이 모두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지난해 타율 .343 37홈런 121타점을 기록한 테임즈는 지난해를 뛰어 넘는 활약을 펼치며 각종 기록들을 세웠다. 타율 .381 47홈런 140타점 40도루를 남겼다. KBO리그 사상 첫 40(홈런)-40(도루)에 사상 첫 한 시즌 사이클링히트 2회 기록을 세웠다.
3년차 외국인 선수는 등록명을 '에릭'에서 '해커'로 바꾼 뒤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불운의 아이콘이었지만 올해는 누구보다 많은 승리를 거뒀다. 지난 2년간 12승 19패를 기록한 그는 올해 19승 5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맹활약했다.
NC는 승부수도 통했다. 지난 2시즌간 에이스 역할을 한 찰리 쉬렉이 다소 부진하자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스튜어트는 초반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내 실력을 발휘하며 8승 2패 평균자책점 2.6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팀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롯데도 외국인 농사만큼은 성공이었다. '린동원'이라 불린 조쉬 린드블럼을 비롯해 롯데 역사상 첫 20-20을 달성한 짐 아두치, 한 시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브룩스 레일리까지 외국인 3인방이 모두 활약했다.
삼성의 경우 야마이코 나바로가 타율 .287 48홈런 137타점 22도루 126득점으로 맹활약했으며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는 100% 만족까지는 아니더라도 10승 이상을 챙기며 기본적인 역할은 해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로 인해 많은 고생을 했던 SK도 비교적 선방했다. 메릴 켈리와 크리스 세든이 시즌 막판 호투를 이어가며 팀 포스트시즌 진출에 발판을 놨으며 앤드류 브라운도 수비와 공격에서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KIA의 경우 2년차 선수인 브렛 필이 타선 중심을 잡았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 타율 .325 22홈런 101타점 14도루보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컸다. 조쉬 스틴슨도 11승을 챙겼다. 교체 외국인 에반 믹도 입단 초반 '승리요정'으로 KIA 5강 경쟁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KT의 경우 처음 데려온 두 명의 투수 앤디 시스코와 필 어윈은 실패였지만 타자 외국인 선수인 앤디 마르테와 교체 외국인인 댄 블랙은 KT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넥센도 두 명의 좌완투수 앤디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 브래드 스나이더가 제 몫을 했다. LG는 두 명의 선발인 루카스 하렐와 헨리 소사가 한 시즌을 완벽히 소화해냈으며 타자도 부상으로 떠난 잭 한나한과 새롭게 들어온 루이스 히메네스도 강한 인상을 많이 남겼다.
한화는 투수와 타자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마운드에서는 야심차게 데려온 에스밀 로저스가 몸값을 해내며 시즌 막판 5강 경쟁을 이끌었다.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 역시 한창 때는 아니더라도 한화 선발 마운드에 공헌했다. 반면 타자의 경우 나이저 모건과 제이크 폭스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둘이 합쳐 48경기 출장에 그쳤다.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 효과를 본 가운데 외국인에 운 팀도 있다. 두산이다. 올시즌 두산은 유니폼을 입은 5명의 선수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유니에스키 마야는 노히트노런 달성 뒤 연일 부진하며 퇴출됐다. 그를 대신해 입단한 앤서니 스와잭도 명성과는 걸맞지 않은 5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6에 그쳤다. 지난 몇 년간 두산 선발진을 이끈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까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0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에 만족했다.
타자도 다르지 않았다. 시즌 출발을 함께한 잭 루츠는 8경기 타율 .111 1홈런 3타점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으며 이어 등장한 데이빈슨 로메로도 76경기 타율 .253 12홈런 50타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김태형 감독 또한 올시즌 가장 아쉬운 점으로 외국인 선수 활약을 꼽았다.
[NC 외국인 3인방(첫 번째 사진), 두산 스와잭과 니퍼트(두 번째 사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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