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LG 트윈스를 떠나 넥센, SK 4번타자로 각각 자리 잡은 박병호와 정의윤. 둘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 큰 관심이 쏠렸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벌어진 7일 목동구장. 넥센과 SK의 4번타자는 박병호와 정의윤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2011시즌 중반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잠재력을 폭발했다. 정의윤은 지난 7월 24일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뒤 14홈런을 몰아치며 4번타자로 거듭났다. 오히려 이적 첫해 활약만 놓고 보면 박병호보다 인상적이었다.
정규시즌에서 넥센이 4위, SK가 5위를 차지하면서 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단 한판으로 끝날 수 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패를 떠나 박병호와 정의윤의 4번 맞대결은 모두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둘은 2005시즌 성남고(박병호), 부산고(정의윤)를 각각 졸업하고 LG에 입단했다. 당시 거포 유망주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박병호는 2011시즌, 정의윤은 올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LG를 떠나야 했다. 이후 둘은 잠재력을 폭발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3리 53홈런 146타점으로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거머쥐었다. 정의윤은 이적 후 59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2리(193타수 66안타) 14홈런 44타점 '크레이지 모드'로 SK의 극적 5강행에 큰 힘을 보탰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15경기에서 타율 2할 1푼 4리(66타수 12안타) 3홈런 5타점의 성적을 남겼고, 정의윤은 4경기 3타수 무안타가 전부였다.
둘 다 첫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1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나갔다. 정의윤은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둘 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 실패.
정의윤이 3번째 타석에서 타점 기회를 잡았다. 팀이 3-1 역전에 성공한 6회초 무사 1, 2루 상황. 그러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을 향했고, 2루 주자 김강민까지 더블아웃되고 말았다. 불운이었다. 박병호는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메릴 켈리의 3구째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박병호는 팀이 3-3 동점을 만든 7회말에도 헛스윙 삼진에 고개를 숙였다. 마음만 급했다.
정의윤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8회초 무사 1루 상황. 그러나 이번에도 아쉬움만 남겼다. 넥센 바뀐 투수 조상우의 2구째 147km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둘의 맞대결은 연장까지 이어졌다. 양 팀이 3-3 동점 상황에서 연장에 돌입한 것. 정의윤은 연장 10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진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넥센 조상우의 패스트볼에 꼼짝 못하고 당했다.
박병호는 연장 10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넥센 팬들은 한마음으로 "홈런"을 외쳤다. 박병호는 정우람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그러나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태그아웃돼 아쉬움을 삼켰다. 정의윤은 연장 11회초 내야안타로 만루 기회를 이어갔으나 득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날 박병호는 5타석 3타수 무안타 2볼넷, 정의윤은 6타석 5타수 1안타 1사구로 경기를 마쳤다. 맞대결 승자를 꼽는 건 의미가 없었다.
넥센의 5-4 승리로 경기가 끝나면서 둘의 희비는 완전히 엇갈렸다. 박병호는 팀의 준플레이오프행 확정으로 웃었고, 정의윤은 고개를 떨궜다.
[박병호(왼쪽)와 정의윤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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