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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앤디 밴 헤켄의 포크볼은 매우 강력하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밴헤켄의 순항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밴헤켄은 올해 정규시즌 32경기에 선발 등판, 15승 8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지난해 20승에 이어 2년 연속 15승으로 가치를 높였다.
밴헤켄은 외국인 투수로는 드물게 포크볼을 결정구로 활용한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리그를 호령하는 투수들이 많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포함) 출신 선수들 중 포크볼을 전문적으로 던지는 투수는 많지 않다. 밴헤켄의 포크볼이 더 주목을 끈 이유다.
염 감독은 "밴 헤켄은 강약 조절, 공 회전 변화를 통해 발전하려 노력했다"며 "본인 노력이 있었기에 패스트볼과 포크볼 2개 구종으로 살아남은 것이다. 포크볼이 매우 강력하다. 오히려 포크볼 때문에 몸쪽 패스트볼이 더 위력을 발휘한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결정구가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밴헤켄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6⅔이닝 7피안타(1홈런) 3사사구 9탈삼진 3실점(2자책점) 호투. 그러나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타선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승패는 의미가 없다. 잘 던지다 와르르 무너진 아쉬움도 컸다.
이날 밴헤켄은 최고 구속 146km 패스트볼 54개, 포크볼(121~130km) 45개를 던졌다. 커브(5개)와 체인지업(2개)은 거의 던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상황. 직구가 아니면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를 던지는 게 맞다. 밴헤켄의 포크볼은 확실한 결정구다. 하지만 이날은 초반부터 포크볼을 너무 많이 던졌다. SK 타자들은 5회부터 노림수를 갖고 나왔다.
밴헤켄은 4회까지 완벽에 가까웠다. 완벽투는 아니었지만 무결점투였다. 피안타 없이 사사구 2개만 허용했다. 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은 훌륭했다. SK 이재원과 박정권은 포크볼에 당했고, 나주환과 조동화, 정의윤은 바깥쪽 패스트볼에 당했다. 포크볼을 2스트라이크 이후에만 쓴 게 아니었다. SK 타자들이 혼란을 겪을 만 했다.
그러나 5회가 문제였다. 1-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 브라운에게 좌월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127km 포크볼이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명백한 실투. 밴헤켄은 흔들렸다. 박정권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았다. 143km 직구가 치기 좋게 들어갔다.
2아웃 잘 잡고 2사 3루 상황에서 나주환에게 맞은 한 방이 뼈아팠다. 초구 126km, 2구째 123km 포크볼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카운트를 잡아야 했다. 144km 직구가 나주환의 방망이에 걸렸다. 타구는 좌익수 박헌도의 슬라이딩 캐치를 피해 담장 근처까지 굴러갔다. 송구 실책까지 겹쳤다. 타자 나주환마저 홈을 밟았다. 상상도 하기 싫었던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린 것. 이명기를 삼진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팽팽한 한 점 승부에서 3실점은 치명적이었다.
이후에도 밴헤켄은 6회초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7회초 2사 후 볼넷과 연속 안타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5회 이전과 이후 투구내용이 확연히 달랐다. 특히 5~6회에는 오히려 직구(11개)보다 포크볼(15개)을 더 많이 던졌다. 4회까지 속수무책 당한 SK 타자들은 말려들지 않았다. 6회에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하나씩 섞었지만 큰 변화라 보긴 어려웠다.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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