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라운드에는 2승이나 3승도 생각했다."
KGC인삼공사는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부상자가 많았고, 코칭스태프가 몇 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구단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결국 팀 성적은 조금씩 하향세를 그렸다. 올 여름에도 뜻하지 않게 전창진 감독 사태의 중심에 서면서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김승기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오세근과 전성현이 불법도박으로, 이정현과 박찬희가 대표팀 차출로 빠져나갔다. 양희종 등 기존 멤버들의 몸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 1라운드 출발은 매우 불안했다. 결국 개막 4연패에 빠졌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9월 23일 LG와의 화성 원정 직전 "선수가 별로 없으니까 계속 쓰던 선수만 써야 한다"라고 했다. 상대의 변화에 적시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러나 이후 5경기서 4승1패로 반전했다.
▲이정현-박찬희 가세
7일 삼성전서 이정현이 가세했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이정현은 33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내, 외곽을 오가는 전천후 플레이어로서 엄청난 위력을 뽐냈다. 외곽슛의 정확성과 폭발력은 물론, 기존의 돌파력과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도 여전했다. 이정현은 "이란, 필리핀, 중동국가 등 아시아권 선수들보다 체격도 기술도 부족하다. 아시아선수권대회서 힘 좋고 큰 선수들을 상대하다 국내 경기를 뛰니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라고 했다.
대표팀에 다녀와서 경기력이 성장한 케이스가 종종 있었다. 이정현도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경험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 듯하다. 돈 주고 할 수 없는 경험. 김승기 대행은 이정현과 수시로 통화를 하면서 운동량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대표팀에서 경기 출전시간이 적어 경기 체력(경기에 뛸 때 필요한 체력, 일반적인 체력과는 또 다른 의미.)이 떨어진 상황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컨디션이 처지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이정현은 김 대행의 조언을 받아들여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왔다. 결국 강병현과 이정현이 외곽에서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전체적인 팀 짜임새가 올라갔다. 다만, 김 대행은 "아직도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다. 경기 체력이 좀 더 올라와야 한다"라고 했다.
오른손 중지손가락을 부상 당한 박찬희는 빨라야 다음주 주말에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김 대행도 그때까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박찬희의 컴백과 정상적인 경기력 회복 여부는 KGC에 매우 중요하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수비력을 지닌 박찬희와 양희종의 정상적인 결합은 곧 KGC 전력 내실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 박찬희, 이정현, 강병현, 양희종으로 이어지는 1~3번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조합. 김 대행도 이정현과 박찬희의 컴백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한 선수 구성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슛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는 마리오 리틀 역시 쏠쏠히 활용 가능한 자원.
▲수비력
KGC는 삼성전서 인상적인 수비력을 선보였다. 선수들의 활동량이 많았다. 정적인 수비가 아닌 점프 디펜스 등 몸을 많이 쓰는 수비를 했다. 최근 대부분 구단들은 레귤러한 지역방어, 대인방어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대부분 매치업 존 성격이 가미된 지역방어를 사용하는데, KGC 역시 이날 앞선에서는 대인방어 방식의 수비를 하다 공이 가운데로 투입되거나 내, 외곽으로 돌면 지역방어 형태로 임했다. 여기에 사이드라인이나 엔드라인에서 시도한 트랩 디펜스도 인상적이었다. 지역방어가 본래 트랩 디펜스로 전환하기가 용이한데, KGC는 이날 삼성 선수들이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1~2차례 드리블 이후 공을 처리하지 못할 때 트랩을 시도, 삼성의 많은 실책을 유발했다. 이호현, 박재현 등 삼성에 여전히 경험 적은 가드들이 많고, 불혹의 베테랑 주희정은 아무래도 강력한 압박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이 과정에서 파생된 내, 외곽 속공 찬스를 살려내며 KGC는 손쉽게 승부를 갈랐다.
김 대행은 "존 디펜스를 하다 트랩을 들어가는 수비는 비 시즌부터 계속 연습해왔다"라고 했다. 여전히 1라운드 평균실점은 82.6실점으로 높았다. 하지만, 박찬희가 정상적으로 가세하고 양희종의 몸 상태가 조금 더 살아나면 기본적인 맨투맨을 사용해도 중심이 확고히 잡힐 수 있다. KGC가 성적이 좋았던 시즌은 항상 수비력이 뒷받침됐다. 오세근 공백으로 골밑이 취약한 KGC는 예전보다 수비조직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리그 정상급 팀에 비해 4~5번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
▲높이와 몸 컨디션
오세근이 빠져나가면서 KGC의 약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골밑이다. 삼성 김준일-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정상적으로 막는 게 애당초 불가능했다. 유성호 등 국내 4번 자원들과 2~3번 자원들이 적극적인 도움 수비와 로테이션으로 김준일을 봉쇄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KGC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현 시점에서 오세근의 향후 행보를 점치기는 어렵다.
찰스 로드가 있다. 그러나 농구 센스보다는 운동능력에 의존하는 편이다. 그리고 주변 흐름에 민감하다. 때문에 상대의 예상치 못한 대응과 팀 분위기 다운에 함께 무너질 가능성도 언제든지 있다. 다만 중거리슛 연마 등 예전보다 경기력 기복이 줄었고, 무엇보다 김 대행이 로드를 잘 알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대목. 리그 최강 골밑 장악력을 자랑하는 라틀리프와 대등한 승부를 한 건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은 "1라운드 4승에 만족한다. 최악의 경우 2~3승도 각오했다"라고 털어놨다. 선수 4명이 빠져나간 상황서 4승5패면 선전했다고 봐야 한다. 다만 양희종과 강병현이 고질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은데다 박찬희의 회복 행보 등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건 부담이다. 몸 상태의 완벽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벤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술과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 현 시점에선 KGC의 행보에 희망과 우려가 공존한다.
[KGC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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