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박소담은 작고 여린 소녀다. 하지만 이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에너지는 스크린을 압도한다. 데뷔 2년차밖에 되지 않은 박소담은 최근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에서 김윤석, 강동원과의 호흡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박소담은 극중 뺑소니 사고 이후 악귀가 씌인 여고생 영신 역할을 맡았다. 그는 극중 엑소시즘의 피사체가 돼 연기해야했고 목소리, 표정, 손짓 등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는 수십년 연기 베테랑에게도 힘든 일이었고, 김윤석마저 "박소담은 대단한 배우"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영화를 처음 볼 때는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저도 모르게 라틴어 대사들을 따라했어요. 지금도 외우고 있는데,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 외국어가 아니라는게 아쉬워요. 다 누군가를 증오하는 섬뜩한 말들이니까요.(웃음) 영화를 두 번째로 볼 때는 한 발자국 떨어져서 관객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랬더니 훨씬 더 재미있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악귀가 씌인 영신은 108분의 러닝타임에서 무려 40분에 달하는 구마예식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박소담은 좁은 방 안에서 손과 발이 김신부(김윤석), 최부제(강동원)에 의해 포박된 상태로 연기를 해야했다. 약 한 달간 광주 세트장에서 촬영한 해당 장면 내내 박소담은 케이블타이로 손이 들려 묶여있어야 했고, 이에 촬영을 마친 후 꽤 오랫동안 물리치료를 받아야했다.
20대의 젊은 여배우인 박소담은 도전 정신이 강하다. 그는 영신 역을 위해 삭발을 해야했고 다양한 목소리 표현을 해야했다. 또 라틴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등을 마스터하는 등 여러 힘든 난관 속에서도 "재미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강단있는 배우였다.
"오디션에서 시나리오 일부를 봤는데 영신을 보면서 '도대체 이 인물은 뭐지?'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흥미롭게 읽었고, 정말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으면서 욕심도 났어요. 그저 엑소시즘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로 읽히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
'검은 사제들'을 본 관객들은 '강동원을 보러갔다가 박소담의 매력에 빠진다'는 후기를 심심치 않게 전하고 있다. 그만큼 극 안에서 표현되는 박소담의 열연이 크다는 것. 박소담은 "그 말을 강동원 선배님이 해주셔서 알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국내에서 새로운 장르이기에 흥행이나 예상 연령대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장재현 감독의 센스있는 구성으로 흥행 가도를 높이고 있다.
"삭발을 했을 때는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저도 그게 신기했죠. 제가 머리를 밀어야한다는 말을 했을 때 엄마가 '네가 우울해지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그렇게 해라'라고 했어요. 걱정을 하셨을텐데 전 오히려 삭발을 한 뒤에 괜찮았어요. 친구들에게 제 새로운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기도 하고요."
평소 밝고 유쾌한 성격의 박소담은 김윤석, 강동원 등 선배들과 함께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는 작품을 하면서도, 스스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촬영장에서도 여러 힘든 장면을 촬영하다가 '컷' 소리만 나면 곧바로 다른 이야기를 할 정도로,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에 능한 배우였다.
"개봉 이후에 선배님들과 무대인사를 다니고 있는데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제 친구들은 둘이 손을 붙잡고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영화를 봤대요.(웃음) 영화 속에서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뻔히 아는데, 영화를 보시고 '언니 예뻐요'라고 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했어요. 영화 반응도,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좋은 평을 받는다는게 감사해요.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소담.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