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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겸 프로듀서 김수로가 첫 대극장 연극을 선보인다.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은 자폐아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가 살해당한 것을 발견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닫힌 세계를 벗어나 용감하게 세상 밖으로 발을 디디며 벌어지는 소년의 예측불허 성장담을 다룬 작품이다.
마크 헤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13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로런스올리비에어워드 7관왕을 휩쓸었다. 지난해 6월 토니어워드 5관왕에도 오르며 영미권 최고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수로 프로듀서는 런던과 뉴욕을 몇 번이고 오간 노력 끝에 국내에 초연 무대를 올리게 됐다. 좋은 공연을 국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바람 때문이다. 벌써 열네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었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한밤개' 프레스콜이 열렸다. 하이라이트 장면 공개에 앞서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선 김수로는 "한국 관객들에게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10개월 동안 정말 노력했다. 런던을 네 번이나 다녀왔다"고 말하며 "좋은 대극장 연극을 찾으러 다니다가 '한밤개'를 만났다. 첫 대극장 연극이 잘 돼야 두 번째, 세 번째가 있을 수 있으니 꼭 잘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김수로는 "라이선스까지 가져오고 싶었지만 그 나라 국왕이 밀어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높은 금액을 불렀다. 못 보여드릴까 안타까워 대본으로 선회했다"며 아쉬움도 표현했다.
이날 무대에는 배우 전성우, 려욱이 올라와 열다섯 자폐아 소년 크리스토퍼 역을 인상 깊게 연기 했다. 처음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디딘 크리스토퍼의 성장 드라마가 짧게 펼쳐졌지만 화려한 움직임과 동선, 밀도 높은 무대연출이 어울린 만큼 강렬한 인상을 안기기엔 충분했다.
'한밤개'는 단순히 연극의 판을 키우기 위해 대극장에서 선보인 것은 아니다. 김수로가 작품을 대극장에서 처음 봤기 때문에 대극장이 아니면 작품이 갖고 있는 효과들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한밤개'는 옆집 개 웰링턴의 죽음으로 인해 드러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자신의 닫힌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디딘 열 다섯 자패아 소년 크리스토퍼의 성장 드라마다.
수학과 우주, 별을 좋아하는 크리스토퍼가 보는 눈부시게 아릅답고, 놀랍도록 혼란스러운 세상은 훌륭한 조형미로 국내외 극찬을 받은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가 맡아 무대 위에 창조했다.
정승호는 "무대를 풍성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들이 영상과 조명이다. 인터렉티브 미디어가 시도됐다. 배우들과 연동해서 구현되는 것들이다. 이 하이테크 요소가 배우들과 잘 어울려서 장면의 정서를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밤개'는 비싼 금액 때문에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여지지 못했지만 다양한 창작 요소들이 가미돼 재미는 배가 됐다. 구석구석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배우가 소품으로 변신하는 지점은 인상 깊다. 마임에 가까운 신체 연기는 연극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물론 제작비 차원의 결정이기도 했으나, 박진감이 살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드는 효과도 낼 수 있었다.
연출을 맡은 김태형은 "해외의 훌륭한 프로덕션을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하게 된 만큼 국내 공연만의 색깔을 녹여내고 싶었다. 그래서 연극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게 된 것이고 신의 정서들을 잘 생각해 텍스트와 쫀쫀하게 어울리는 영상, 배우들의 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한밤개'는 지난달 27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만 7세 이상 관람가.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아시아브릿지컨텐츠]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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