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트레이드는 절대 하지 않는다."
올 시즌 프로농구 트레이드 마감일은 내년 1월 1일(4라운드 마감일)이다. 24일 기준으로 8일 남았다. 통상적으로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고, 각종 행정 절차를 마감하는데 빠르면 2~3일 정도 걸린다. 그렇다면 10개 구단은 현 시점에서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볼 수 있다.
올 시즌 중에 단행된 트레이드는 전자랜드와 KCC의 리카르도 포웰과 허버트 힐 교환이 유일했다. 현실적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급격한 전력보강을 하려면 외국선수가 포함돼야 한다. 그런데 KBL 유권해석에 따르면 외국선수는 장신-장신, 단신-단신끼리만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또한, 두 외국선수의 월봉 합계가 5만달러를 초과할 수 없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외국선수 빅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멀어진 하위권 팀(7~10위)들이 상위권 팀(1~6위)에 메인 외국선수를 넘겨주고 다음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어오는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히 존재한다. 상위권 팀이 혼돈의 상위권에서 확실한 우승전력을 갖추기 위해 하위권 팀의 메인 외국선수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모비스 현주소
올 시즌 선두 모비스의 전력은 과거 프로농구 최강자들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공백은 아이라 클라크, 커스버트 빅터가 최소화하고 있지만, 승부처에서 어느 지점에서도 득점을 뽑아낼 수 있는 문태영 공백은 분명히 있다. 유재학 감독은 "승부처에선 리듬이 굉장히 중요하다. 필요할 때 점수를 올려줄 수 있는 문태영의 존재는 크다"라고 했다. 승부처에서 에이스의 클러치 득점이 팀 수비력와 사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설명. 그런 점에서 문태영 공백은 모비스가 도저히 대처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머지 파트에선 시즌을 치를수록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클라크, 빅터, 함지훈으로 이어지는 골밑 동선 문제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해결되는 모양새. 23일 KGC전서는 클라크와 빅터가 하이-로 플레이를 간간이 선보이기도 했다. 가드 역할까지 해내는 함지훈은 최근엔 슛 찬스에서 꼬박꼬박 외곽 슛을 던지면서 팀 공격밸런스를 깨지 않는다. 그리고 전준범이 믿을만한 공수겸장 포워드로 성장했다. 결국 공격에서의 내, 외곽 밸런스는 지난 시즌 못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리빌딩 중이지만,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다만, 주전들을 뒷받침하는 멤버들의 역량은 여전히 다소 부족하다. 김수찬 김영현 천대현에 박구영이 복귀했고, 내년 1월에 포워드 송창용이 어깨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다. 이들 모두 공격과 수비에서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유 감독은 "써야 할 선수가 어차피 정해져 있어서 고민이 없다"라고 웃었지만, 상대 매치업과 팀 경기력에 맞춰서 쓸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팀들에 비하면 이 부분은 분명히 모비스의 아킬레스건이다. 결국 올 시즌 모비스는 절대적인 수준에선 예년의 챔피언들에 비하면 다소 부족하다. 그러나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고, 오리온, KGC, 동부, 삼성 등 다른 팀들에 충분히 부담스러운 존재로 자리매김한 걸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만수의 뚝심
유재학 감독은 23일 KG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우리 팀이 트레이드를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유 감독은 "트레이드는 전혀 할 생각이 없다. 외국선수든, 국내선수든 이 전력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치른다"라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현실적으로 모비스가 트레이드에 나서야 할 당위성은 떨어진다. 언더사이즈 외인 빅맨들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빅터를 내줄 수는 없다. 베테랑 클라크를 하위권 팀들의 스코어러와 바꾸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유 감독은 "클라크는 운동하는 것만큼은 국내선수들이 본받아야 한다"라며 강한 신뢰감을 표현했다. 실제 불혹의 클라크는 어지간한 간판급 외국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모비스는 공식적으로 리빌딩 중이다. 국내선수 층이 여전히 얇은 모비스로선 타 구단 간판급 외국선수 혹은 타 구단 간판급 국내선수를 얻기 위해 다음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할 이유까지는 없다. 실제 다음 시즌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는 빅3(이종현 최준용 강상재)는 그 어느 팀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인재들. 또한, 현재 페이스로는 모비스가 챔피언결정전까지 쉽게 갈 것 같지만,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음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후순위로 밀릴 것 같지만) 유 감독은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오리온스, 삼성, 동부, KCC 모두 우승을 노릴 수 있다"라고 했다.
결국 유 감독은 '만수'답게 지금의 모비스 전력을 업그레이드시켜 1~2년 뒤에 더 강한 전력을 구축하려는 기존의 큰 그림을 계속 그리려는 심산이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치르면 전준범, 김수찬 등 젊은 선수들에겐 그 자체로 큰 경험을 쌓는 것이다. 유 감독도 "지금은 매 경기에 집중한다. 플레이오프까지 가서 (챔피언결정전 우승)기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입장. 결론적으로 지금 모비스는 리빌딩과 우승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굳이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을 인위적으로 변화시킬 이유는 없다.
[유재학 감독. 사진 = 안양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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