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배우 유승호에게서 더 이상 영화 '집으로'에서 봤던 소년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이젠 눈빛만으로 카리스마를 분출하는 어엿한 성인 연기자가 됐다.
23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에서 서진우(유승호)는 4년 만에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 변호사로 변신했다.
4년 전만 해도 박동호(박성웅)에 애원하고, 눈물로 호소하던 서진우는 완벽하게 소년의 티를 벗어버리고 위협적인 존재의 변호사가 됐다. 서진우는 아파트 경비의 사망 재판에 피고 측 변호인으로서 카리스마 넘치는 변호를 펼쳤다. 진우는 "망자의 사망은 자발적 의사에 따른 과로사"라며 "망자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뒷돈까지 받아 챙겼다"며 증거로 아파트 주민들의 서명을 제시했다. 이는 승소하기 위한 꼼수였는데, 진우는 "거기 입주자 대표가 뒤가 구린 인간이더라. 난방비 문제 들추겠다고 하니까 바로 협조해 주더라"며 변호사 동료에게 말했다.
이 장면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정의를 외치던 진우의 흑화는 그가 지나온 4년의 세월을 함축하고 있을 만큼 눈에 띄었다. 유승호는 이를 전혀 무리 없이 자연스럽고 몰입감 높게 연기해 냈다. 특히, 재판 후 망자의 딸이 달려들어 "우리 아빠 뒷돈 챙긴 사람 만들면서 이기고 싶었냐?"라고 소리치자 서진우는 "나한테 따지지 말고 당신 측 변호사한테 가서 따져라, 재판 결과를 내린 판사한테 가서 따져라"며 냉철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 모든 것은 아버지 서재혁(전광열)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였다. 진우는 재혁을 감옥에서 꺼내기 위해서 오랜 시간 칼을 갈아 왔다. 집안 한 켠의 벽에 빼곡하게 채워진 남규만(남궁민) 일가의 가계도를 바라보는 진우의 눈빛은 오랜 눈물을 머금고 있는 듯 날카로웠다.
또, 서진우는 규만에 의해 성추행 누명을 쓴 부사장을 찾아 "이 건을 제게 달라"며 "첫째 부사장님은 이미 일호에서 버림 받았다. 둘째 박동호 변호사는 이 재판 이길 생각 없다, 셋째 강석규(김진우)판사를 잘 알고 있다"며 부사장을 설득했다. 또, "상대편인 이인아 검사를 잘 안다"고 조목 조목 이유를 말하며 재판을 따냈다. 법정신 역시 카리스마 넘쳤다. 두 번째 재판부터 진우는 판세를 뒤집었다. 진우는 김한나가 과거 다른 남자를 성추행 범으로 몰았던 전력을 밝히며 부사장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었다. 과거 한나가 돈을 요구했던 사실을 끌어내며 설득력을 높였다.
변호사가 된 서진우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배우 유승호도 마찬가지다.
[사진 = SBS '리멤버'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