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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28일 오후 진행된 영화 '잡아야 산다'(감독 오인천 제작 더퀸D&M 배급 오퍼스픽처스) 언론시사회에서 김승우는 기자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 일반적으로 배우들은 배급관에서 영화 관계자들과 따로 영화를 보지만, 이날 '잡아야 산다'의 제작사 대표와 관계자, 배우들은 모두 기자와 언론관계자들이 있는 상영관에서 영화를 함께 관람했다.
이미 배우들은 촬영을 하며 모니터를 했지만, 영화를 풀버전으로 보는 것은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설레는 마음이었다. 기본적으로 시사회가 끝나고 무대를 마련해 배우들이 나오는 것과 달리, 이날 김승우부터 빅스의 혁(한상혁)까지 여러 출연 배우들은 이례적으로 상영 전 무대에 올라 "잘 부탁한다. 잘 봐달라"라고 인사를 하며 흐뭇한 분위기 속에 영화가 공개됐다.
약 96분의 '잡아야 산다'는 추격 코미디극으로, 김승우가 잘나가는 CEO이자 쌍칼 역할로 출연한다. 그는 내내 수트를 입는 멋진 모습부터 꽃고딩 4인방에게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을 빼앗겨 이를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모습까지 다채롭게 모습을 보였다. 많은 투자금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대작이나 2016년을 빛낼 기대작은 아니지만 그저 가볍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스크린에 3년 만에 복귀한 김승우에게는 적잖이 실망한 영화였나보다. 그는 오는 1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잡아야 산다' 시사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리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그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해 기자들을 당황케 했다.
이어 김정태는 심판대에 처음 오르는 '잡아야 산다'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김승우의 말을 이해한다며 "그동안 많은 시사회를 해봤지만 이번에는 더욱 떨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태의 말과 달리, 김승우는 떨려서가 아닌 그저 영화가 자신의 생각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완성돼서 '죄인'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곧이어 김승우의 대답, 그리고 태도에서 나왔다. 오인천 감독이 "김승우씨가 출연한 '라이터를 켜라'를 나름 오마주한 부분이 있다. 김승우와 나의 공동 생각"이라고 말하자, 김승우는 "감독님이 쓴거다. 내 아이디어 아니다"라며 곧바로 선을 그었다.
'잡아야 산다'는 소속사 더퀸D&M의 창립 작품으로 소속배우 김승우와 김정태가 출연, 오만석과 회사 부사장이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를 만든 오인천 감독 또한 더퀸의 소속 감독으로 영화의 대부분이 회사를 표현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김승우는 언론시사회 말미에서 "재미를 많이 준다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안타깝다"라며 "촬영장에서 많은 즐거움이 있었는데 일단 나는 마음에 안든다"라고 말해 분위기를 한 번 더 싸늘하게 했다. 이어 그는 "중간중간에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끊어진다. 그래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서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마무리했다.
이 영화를 총 책임지는 사람은 감독과 제작사이지만, 출연배우 중 주연배우 또한 같은 짐을 짊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승우는 이날 '너무나도' 솔직했던 것인지, 자신의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표현했다. "영화가 마음에 안든다"라고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까닭에, 여러 매체에서는 이를 제목으로 기사가 보도됐고 결국 홍보를 위한 자리가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시사회 이후 김승우와 제작사, 그리고 감독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이미 모두가 한솥밥을 먹는 사이에서 꼭 그런 이야기를 스스로 해야했을지, 다소 아쉬운 점이다.
[김승우.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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