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16년만 생각하겠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에게 2015년은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133경기서 타율 0.307 3홈런 50타점으로 생애 최고 성적을 거뒀다. 실책도 16개로 많지 않았다. 오재원과 함께 리그 최고의 키스톤콤비로 인정 받았다.
김재호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도 타율 0.385 2타점으로 맹활약, 두산을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시즌 후 김인식호에 발탁, 프리미어12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체력이 약하다', '수비력에 비해 타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불식시키며 한국 최고의 유격수로 거듭났다.
▲2016년만 생각한다
김재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보통 예비 FA는 주장을 맡지 않는다. 그러나 두산은 예상을 깨고 2015년 오재원에 이어 2년 연속 예비 FA에게 주장을 맡겼다. 김태형 감독의 신뢰가 크다. 김 감독은 "지난해 좋았던 팀 분위기를 올 시즌에도 이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내가 생각한 선수들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투표를 하는 분위기였다. 김재호와 이현승 중 한 명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재호가 주장을 맡았다"라고 했다. 김재호가 주장을 맡으면서 두산은 특유의 투지 넘치는 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김재호는 "주변에서 주장을 맡지 말라고 했다. 작년에 재원이가 주장으로서 힘들어하는 모습도 봤다. 편하게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감독님이 믿어주셨다. 2016년만 생각하겠다. 팀을 위해 희생하면서 내 성적도 챙기겠다.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감수하겠다"라고 했다.
김재호는 새로운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 다잡기에 들어갔다. 그는 "야구장에서는 선, 후배 할 것 없이 선수들이 편안하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게 돕겠다"라고 했다. 이어 "(김)현수가 떠나면서 팬들이 전력 공백을 걱정한다. 두산은 그동안 전력 공백을 잘 메워왔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벌크업
김재호가 지난해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건 벌크업이 결정적이었다. 체계적으로 근력을 키워 파워와 배트 스피드를 향상시켰다. 그리고 타구의 질을 끌어올리면서 타격 테크닉을 끌어올렸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극복해냈다. 내야 수비에서의 기민함이 여전했다.
김재호는 "지금도 벌크업은 계속하고 있다"라고 했다. 파워를 유지, 몸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 그러나 고민이 있다. 김재호는 "(벌크업)할 시간이 너무 없다. 시간이 촉박하다. 준비가 덜된 상태다. 시즌 중에도 계속 벌크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스프링캠프 훈련이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훈련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재호는 벌크업 시작 시점이 지난해보다 늦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시리즈와 11월 프리미어12까지 치르느라 몸이 녹초가 됐다.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않았던 2014시즌 이후보다 상대적으로 휴식-훈련 스타트 시점이 뒤늦을 수밖에 없었다. 김재호가 올 시즌에도 벌크업 효과를 보려면 시드니에서도 꾸준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체력훈련 위주로 돌아가는 1차 스프링캠프 특성상 벌크업까지 정상적으로 병행하면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듯하다.
김재호는 "시즌 중에도 계속 벌크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을 짜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체력이 떨어지면 힘이 떨어지고, 살도 빠진다. 살이 빠진 상황에서 근육만 쓰면 몸이 아플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벌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김재호가 올 시즌 두산의 주장, 예비 FA로서 팀의 좋은 성적과 자신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위대한 도전을 시작한다.
[김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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