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은 선장을 잃었다.
정인교 감독이 12일 자진사퇴했다. 10일 삼성생명전 졸전(전반전 단 14득점 끝 49-77 대패, 창단 최다점수차 패, 창단 최다 6연패)이 결정적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많이 고민한 끝에 어제(11일) 결정을 내렸고, 오늘(12일) 사표가 수리됐다"라고 했다.
정 감독은 12일 팀 훈련을 지휘하지 않았다. 이날 훈련은 전형수 수석코치가 지휘했고,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눈치를 챘다. 정 감독의 자진사퇴는 경질이 아닌 '진짜' 자진사퇴로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전형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전 감독대행은 14일 KDB생명과의 홈 경기서 사령탑 데뷔전을 갖는다.
▲자진사퇴, 언제 결심했나
신한은행은 올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다. 주축 멤버들의 몸 상태는 통합 6연패 후유증으로 좋지 않았다. 특히 무릎이 좋지 않은 포인트가드 최윤아의 경기력 하락이 팀 경기력 하락으로 직결됐다. 여기에 모니크 커리의 기복과 독단적 플레이, 일부 선수들의 슬럼프와 정체, 시즌 아웃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11일자 보도-'6연패-5위추락' 신한은행, 왜 이렇게 망가졌나)
정 감독은 신한은행과 3년 계약했다. 그런데 부임 첫 시즌(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 패배(KB에 2패,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로 자존심을 구겼고, 올 시즌에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실제 정 감독은 올 시즌 중 팀의 악재에 대해 몇 차례 자신의 탓으로 돌린 적이 있었다. 통합 6연패에 빛나는 명문구단의 추락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결국 정 감독은 10일 삼성생명전 대패로 창단 최다연패 연장, 창단 최다점수 차 패배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자 결단을 내렸다.
구단 관계자는 정 감독이 10일 삼성생명전 직전까지는 구단에 사퇴 의사를 내비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1일 처음으로 사퇴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말렸지만, 감독님의 의지가 확고했다"라고 털어놨다. 대신 신한은행은 정 감독에게 올 시즌 잔여연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사퇴의 경우 잔여연봉을 지급하지 않는 게 프로스포츠 관례다)
▲반등 가능성은
신한은행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올 시즌은 전형수 감독대행 체제로 마친다. 그리고 시즌 후 원점에서 2016-2017시즌 코칭스태프 구성에 돌입한다. 전형수 감독대행의 사령탑 승격, 새 코칭스태프 조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고 보면 된다.
현재 신한은행 선수들은 정 감독 사퇴로 충격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성적부진과는 별개로 정 감독과 선수들의 관계는 끈끈했다. 그러나 신한은행 선수들에게 정 감독 사퇴 충격요법이 언제까지 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보통 프로스포츠에서 고전하는 팀의 감독이 시즌 도중 사퇴할 경우 해당 팀의 단합효과는 일시적이다. 감독이 시즌 도중 사퇴할 정도의 팀이라면 운영 시스템에 결함이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선수들이 단합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다만, 여자프로농구는 남자프로농구에 비해 선수들의 마인드와 주변환경 변화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신한은행 선수들이 정 감독 사퇴를 계기로 일시적 단합 그 이상의 효과, 즉 각성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일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지만, 개개인의 실력은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이다. 그리고 높이와 팀 수비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 선수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성할 경우, 2위 다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한은행은 4위로 추락했지만(11일 KB 패배로 공동 4위) 2위 KEB하나은행에 2경기, 3위 삼성생명에 단 1경기 뒤졌다. 더구나 KEB하나은행, 삼성생명, KB 모두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결국 신한은행은 여전히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14일 KDB생명전 이후 올스타브레이크에 전술적, 심리적으로 최대한 정비하는 게 우선 과제다.
[정인교 전 감독(위), 신한은행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