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5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트레이드 구상을 하고 있다. 어떤 선수를 갖고 어떤 카드를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라고 했다. 그에 앞서 구단 시무식 이후에도 담당 기자들에게 트레이드를 시도하다고 있다고 털어놨다.
프로스포츠에서 트레이드는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트레이드는 구단과 구단의 논의 과정에서 카드가 바뀌거나 트레이드 자체가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현장은 물론 프런트까지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 그런데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시도하면 자칫 상대 구단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고, 혹시 선수의 이름이 새어나오면 그 선수의 사기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트레이드를 시도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물론 해당 카드는 끝까지 함구하겠지만, 그만큼 트레이드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트레이드를 해야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삼성의 냉정한 현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주요선수가 계속 이탈했다. 그동안 갖고 있는 자체전력으로 공백을 최소화 해왔다. 그 덕분에 통합 4연패와 정규시즌 5연패를 일궈냈다. 하지만, 구단 자체적으로는 임창용의 방출, 윤성환과 안지만의 불안한 입지를 감안하면 더 이상 자체적인 힘으로 전력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에 휩싸여있다. 특히 윤성환과 안지만이 올 시즌에 정상적으로 뛸 수 없다면 투수력 누수는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는다.
구단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됐다. 앞으로 외부 FA 영입은 사실상 힘들다. 류중일 감독은 최충연, 이케빈 등 신예 투수들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했지만, 최근 KBO리그 현실상 신인급 투수의 업그레이드와 1군 핵심멤버 도약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마디로 불투명성이 높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신예 투수 육성만이 살 길이다)
류 감독은 트레이드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갖고 있는 전력 일부를 떼어내서라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는 의지. 삼성은 외야진이 풍부하다. 당장 다른 팀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뛸 수 있지만, 삼성에선 백업으로 밀릴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만약, 삼성이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투수를 원한다면 삼성도 상대 팀에 풀타임 주전을 뛸 수 있는 외야수를 내줘야 한다. 트레이드는 제 살도 깎아야 성사될 수 있다. (그게 싫거나 부담스러워서 KBO리그 트레이드 시장이 경직됐던 측면이 강하다)
▲어떻게 될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간은 충분히 있다. 약 1개월 반 동안 치러지는 스프링캠프 기간과 시범경기 기간에도 얼마든지 카드를 맞춰볼 수 있다. 이 시기에 각 팀 감독들은 2016시즌 구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족한 부분을 발견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볼 수 있다.
관건은 현장과 프런트의 의지다. 삼성이 생각하는 트레이드 대상자는 1,5군급 혹은 2군급이 아니다. 1군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주전급의 거래를 원한다. 때문에 삼성이나 거래를 시도하는 상대 구단 모두 조심스럽고 신중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 관계자는 "예전보다 KBO리그 트레이드가 활발해진 건 사실이지만, 주전들의 교환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결론이 쉽게 나지는 않을 수 있다. 삼성이 투수를 원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어느 팀이나 투수 1명 키우는 게 야수 1명 키우는 것보다 더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의 공개적 트레이드 시도가 어떻게 결론이 날까. 실제로 삼성이 투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삼성의 2016시즌 전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삼성의 트레이드 시도는 류 감독 말대로 당분간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듯하다.
[류중일 감독(위), 삼성 코칭스태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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