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어남류VS어남택, 과정·의미없었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20부작 '응답하라 1988',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은 지난 16일, 20부작의 마무리를 지었다. "우리들의 청춘이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로 매번 끝나는 '응답하라' 시리즈만의 귀결방식은 시청자들에게 그 당시의 추억과 애틋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은 이전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시청자들은 마지막 방송 이후,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마지막회에 대한 불만과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그 이유 중 가장 지배적인 것은 "용두사미로 끝냈다"는 것.

'응답하라 1988'은 초반부터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극중 정환 역의 류준열과 덕선 역의 혜리가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가 다정다감한 캐릭터가 서브남이라면 츤데레 캐릭터가 여주인공의 남편이 되곤 했다. 특히 이번에는 초반부터 정환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정환앓이를 하게 했다.

하지만 과정이 없이 고구마 전개로 이어진 덕선의 남편찾기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답답함을 안겼다. 정환이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덕선을 몇 회동안 바라볼 뿐이었고 덕선 또한 정환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선우(고경표)와 보라(류혜영)의 에피소드만이 줄곧 등장하며 분량조절 실패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덕선(혜리)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정환(류준열)과 최택(박보검)의 러브라인은 '어남류', '어남택'이라는 말이 무의미할 정도로 과정이 없었다. 그저 약 2회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몰아치는 '택이 남편만들기'는 정환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불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실제로 19회에서 정환은 "덕선이 잡아"라며 택이에게 무신경하게 말했고, 그 뒤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응답하라' 시리즈는 남편찾기와 함께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아련한 그 시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안방에 전달했다. 아버지 세대부터 1020 세대까지 나란히 거실에 앉아 볼 수 있는 따뜻한 드라마로, 18%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역대급 인기만큼이나, '어남류'를 외쳤던 시청자들에게는 친절하지 못했던 드라마로 남았다.

['응답하라 1988'.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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