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그들이 극복해야 할 성장통이다.
동부 두경민과 허웅은 KBL 최고수준의 장래성과 잠재력을 갖춘 가드 듀오다. 김영만 감독은 두 사람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2번을 동시에 맡을 수 있고, 공격력과 수비력, 경기운영능력을 고루 갖춘 팔방미인으로 키우는 게 목적이다.
올 시즌 두 사람의 성장은 수치로 드러난다. 두경민은 2014-2015시즌 평균 7.95점에 그쳤으나 올 시즌에는 12.32점을 넣는다. 어시스트는 2.17개서 3.65개, 스틸은 0.74개서 1.39개로 상승했다. 허웅도 마찬가지. 루키였던 2014-2015시즌 평균 4.8득점에 그쳤으나 올 시즌에는 12.1점을 넣는다. 어시스트는 1.5개서 2.9개로 올라갔다. 스틸도 0.6개서 1.1개로 상승했다.
▲그들의 위기
두경민은 공을 갖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시간을 끄는 버릇이 사라졌고, 간결하게 플레이 하는 습관을 들였다. 주로 세트 슛만 던졌으나 원 드리블 점퍼, 뱅크슛을 추가했다. 기존의 저돌적인 돌파력도 여전하다. 결국 막기 쉽지 않은 가드로 거듭났다. 허웅도 기존의 좋은 돌파력과 패스센스에 공격에서의 과감성이 많이 좋아졌다. 두 사람 모두 수비력도 좋아졌다.
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허웅의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전반적인 플레이의 품질이 좋아졌지만, 아직 2년차라 위기관리능력과 파울유도능력 등이 농익지 않은 상태. 장기레이스 소화 경험이 적어 체력 안배, 페이스 조절 능력이 아직은 미숙하다.
이런 상황서 최근 상대 팀들이 허웅을 집중 수비하는 경향이 있었다.(물론 모든 팀이 그랬던 건 아니다) 윤호영과 김주성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서 상대팀 들이 두경민과 허웅을 집중 견제하는 건 당연하다. 김영만 감독도 인정한 부분. 문제는 허웅의 움직임이 막히면서 두경민에게 부하가 커진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두경민이 과거의 좋지 않은 버릇(공을 갖고 이리저리 끄는 것)이 다시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런 모습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두경민은 부상 전까지 여전히 괜찮은 활약을 펼쳐왔다) 한 농구관계자도 "그런 점에서 상대가 경민이보다 웅이를 더 많이 잡는 경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영만 감독은 "웅이, 경민이 모두 집중견제에 시달리면서 힘들어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허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복이 적었던 두경민은 24일 KGC전서 허리 통증을 호소, 2쿼터 초반에 벤치에 완전히 물러났다. 그는 최근 허리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몸을 잘 관리하는 것도 선수의 경쟁력. 젊은 가드들이 많지 않은 동부는 가드진이 풍부한 KGC에 완벽히 무너졌다. 두경민이 컨디션을 회복할 때까지 허웅은 집중견제에 시달릴 수 있다.
▲구조적 현실과 미래
또 다른 농구관계자는 "두경민과 허웅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건 김주성의 존재감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김주성이 외곽까지 상대 빅맨을 끌고 나오면서 생긴 공간을 두경민과 허웅이 돌파나 컷인 득점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김주성의 시야와 패스 센스는 두경민과 허웅 이상이다. 김주성이 하이포스트에서 상대 수비망을 뒤흔들면서 두경민과 허웅에게 많은 공격 찬스가 생겼던 게 사실.
두경민과 허웅이 가드지만, 경기운영과 패스 등에서 김주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신 공격 횟수를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활약이 부각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김주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서 허웅의 경우 다소 고전하고 있다. 동부 관계자는 "다소 소심한 면도 있고, 힘들어한 것 같다"라고 했다. 두경민의 경우 꿋꿋이 잘해냈으나 허리 부상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조금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게 동부 관계자 전망.
허웅의 경우 한 숨 돌릴 수 있을 듯하다. 김 감독은 "주성이를 이번 주부터 팀 연습에 참가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무릎을 다친 김주성은 1월 말 혹은 2월 초 복귀가 유력하다. 김 감독은 김주성을 이번주 팀 훈련에 복귀시켜 몸 상태와 운동능력, 경기력 등을 지켜본 뒤 복귀전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그럴 경우 허웅은 물론, 두경민도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뒤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두경민과 허웅은 숙제를 안았다. 선수생활의 끝 물에 놓인 김주성의 도움을 언제까지나 받을 수 없다. 결국 두 가드가 KBL을 대표하는 정상급 가드로 성장하기 위해선 좀 더 경험을 쌓으면서 경기운영, 세부적 공수 테크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신의 역량으로 팀을 이끌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민이나 웅이는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라는 김 감독의 말과 일맥상통 한다. 최근 부진과 부상은 허웅과 두경민이 극복해야 할 일종의 성장통이다.
[두경민(위), 허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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