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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정치는 평등하고 더 좋은 삶과 더 좋은 사회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걱정의 차원을 넘어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판만 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정치의 피해자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80년 전 가난과 노사분쟁으로 절망의 나라였던 스웨덴. 지금은 모두가 꿈꾸는 나라로 바뀌었다. 무엇이 절망을 희망으로 만든 것일까? 정치다. 2016년 우리가 스웨덴을 주목하는 이유다.
오는 28일 '다큐1-스웨덴 정치를 만나다' 1부에서는 '행복을 만드는 마술사' 편이 방송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바쁘기로 소문난 스웨덴 국회의원, 시 의장, 시장 등 정치인 12명과 함께 한 인터뷰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시도우 의원(70세 / 5선)은 대학총장, 왕실 교육 책임자, 장관, 국회의장을 역임 한 베테랑 정치인이다. 양복에 운동화를 싣고 가방을 둘러맨 아침 출근길, 버스 좌석에 다소 곳 앉아 있는 그를 아는 체하는 사람은 없다. 커피숍에서도 줄서 기다린다. 사무실은 더 놀랍다. 전직의장 5선의원이 사용하는 공간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에 책상·탁자·오래된 브라운관 TV가 전부다. 일손을 돕는 사람도 없다. 그에게서 권력의 냄새는 전혀 찾아볼 수 없지만 가장 여당 야당으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이 봉사해야 합니다. 아주 적게 수당을 받고 일하는 것이 윤리적이고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얀 린드홀름 의원(66세 / 3선)은 유치원교사 출신이다. 비좁은 사무실 한쪽에 작은 옷장이 보인다. 내부를 보여 달라고 하자 지저분하다며 손 사레를 친다. 설득 끝에 문을 열었다. 양복과 가방 여러 켤레의 운동화가 보인다. 걸어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려면 신발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탁은 본인이 직접 한다. 그가 옷장에서 무언가를 들고 나온다. 의원 배지다. 은색 모양으로 보기에도 허술해 보인다. 배지를 달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배지는 봉사한다는 것을 상징하는 표시일 뿐입니다. 의원 배지 보다 고향을 상징하는 배지를 더 좋아하고 이렇게 365일 달고 다닙니다."
올레 토렐 의원(48세 / 3선)은 지난 4월 국회의장을 수행해 우리나라 국회를 공식 방문했다. 의원 해외 출장 시 꼭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가장 저렴하고, 빠르고, 친 환경적인 교통편을 이용한다는 것. 항공, 열차는 가장 싼 좌석을 이용한다. 영수증은 국회 사무처에서 확인하고 영구 보전하는데 누구든, 심지어 외국인에게도 공개한다. 그의 출장비 지출내역을 살펴보았다. 마이너스라고 적인 항목이 보였다. 한국에서 접대 받은 식사비용을 출장비에서 반납한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아들을 얻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한다.
"좋은 사무실과, 교통편의를 제공받는다고 일부에서 비난하지만 국민과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리무진을 탄다면 커다란 비난을 받을 수 있겠죠."
힐레비 라르손 의원(여 / 42세 / 5선)이 지난 4년간 제출한 법안만 638개, 이틀에 한 개의 법안을 제출한 셈이다. 스웨덴 의원 가운데 최고다. 지역구는 남쪽 항구도시 말뫼, 의사당에서 50km 이상 떨어진 의원에게 제공하는 원룸 숙소에서 혼자 지낸다. 1인용 침대와 주방이 고작이다. 그녀의 하루는 살인적이다. 아침 7시에 출근하고 100여 통이 넘는 메일을 빠짐없이 읽고 답장한다. 본회의 상임위를 빠진 날이 없다. 밤10시에 퇴근하면 휴대폰과 이 메일을 통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한 사람과 만난다. 그녀에게 유일하게 행복한 시간은 화상 전화를 통해 어린 두 딸을 잠깐 동안 만나는 것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많은 법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주민, 일자리현장, 시위현장도 찾아가고, 메일, 언론을 통해 여러 가지 제안을 많이 받습니다."
스웨덴 의원은 365일 휴가가 없다, 회의에 참석안하면 수당을 공제하고 의사발언권을 박탈한다. 실적이 없으면 다음 공천은 물 건너간다. 언론의 감시와 유권자의 심판은 가혹하다. 그렇지만 '국가, 국민을 위해' 일을 한다는 거창한 대답 대신 '봉사'하는 비정규직 이라며 겸손한다. 우리처럼 특권은 없지만 일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도 했다. 이것이 행복국가 스웨덴을 만든 비결이다.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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