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0승을 하고 싶습니다". 많은 투수들이 시즌 전 목표로 내놓는 숫자다. 타자들에게 3할 혹은 20홈런이 그렇듯 투수들에게 10승은 평범한 투수와 수준급 투수를 판가름하는 상징적인 승수다. 하지만 서재응은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10승을 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28일 서재응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서재응은 이날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KIA는 "서재응의 의견을 존중 해 은퇴를 받아들였으며 향후에라도 코치 등 현장 복귀를 원한다면 코칭스태프와 협의 해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김기태 감독도 "서재응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며 현장에 복귀 의사가 있다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1977년생 우완투수인 서재응은 인하대 재학 시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998년 1월 뉴욕 메츠와 계약한 것.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갈고 닦던 그는 2002년, 드디어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해 1경기에 나서 맛만 본 그는 풀타임 첫 시즌인 2003시즌 강한 인상을 남겼다. 32경기(31선발)에 나서 9승 12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한 것. 타고투저였던 당시 분위기를 감안하면 평균자책점 역시 수준급이었다. 이닝도 188⅓이닝이나 소화했다.
아쉬운 것은 10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것. 그래도 10승 기회가 있던 것이 아니라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9승을 챙긴 것이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승은 결국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2005시즌에는 단 14경기에서 8승을 챙겼지만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에 머물러 있었던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는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2008년과 2009년 2시즌 연속 5승에 그친 서재응은 2010년 '전직 메이저리거'다운 위용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또 다시 승수는 9승. 이어 2011시즌 8승에 이어 2012시즌 9승까지 3년 연속 10승에 2% 부족했다.
특히 2012시즌에는 선발 44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유일한 아쉬움이던 10승 고지는 이번에도 밟지 못했다.
최근 몇 시즌간 주춤하던 서재응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설이 불거졌지만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결국 시즌을 앞두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며 단 한 번도 10승을 이루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서재응.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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