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수원FC의 역사적인 K리그 클래식 1호골 주인공 김병오(26)는 전반 43분에서야 교체로 투입됐다. 경기 내내 펄펄 난 그는 왜 선발로 아닌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을까?
수원은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라운드에서 성남FC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개막 후 전남, 성남을 상대로 2무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양 팀 구단주간의 SNS 설전으로 시작된 일명 ‘깃발더비’에서 수원은 후반 15분 선제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5분 뒤 김병오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병오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 43분 조덕제 감독의 지시를 받은 그는 윤태수를 대신해 들어갔다. 시선을 모은 건 그가 투입된 시간이다. 보통 교체카드는 후반에 사용된다. 전반에 감독이 선수를 바꾸는 건 선발로 나온 선수가 부상이거나 심각하게 부진할 경우다. 하지만 김병오는 전자와 후자 모두 아니었다.
답은 조덕제 감독에게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연맹의 23세 규정 때문이었다. 23세 이하 선수를 선발로 안 쓰면 교체카드를 2장 밖에 못 쓴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윤태수를 선발로 넣고 바꾸는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조금 더 일찍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 윤태수가 자신감을 잃을 것 같았다. 그렇게 기회를 보다가 김병오가 전반 막판에 들어가 짧은 시간이라도 적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43분에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오는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소극적이었던 윤태수와 달리 적극적인 돌파로 성남 측면을 흔들었다. 약 50분을 뛴 김병오는 5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이 중 유효슈팅이 3개다. 수원 전체에서도 김재웅(6개)에 이어 이승현(5개)과 함께 두 번째 많은 숫자다.
무엇보다 김병오는 0-1로 뒤진 상황에서 터진 동점골을 터트리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2천여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김병오는 우측에서 이재안이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성남 수비 뒷공간으로 이동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위치선정, 문전에서의 침착함이 빛났다. 김병오의 교체 투입은 수원에겐 ‘신의 한 수’였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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