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태양의후예' 진구에게만 너무 가혹한 드라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한 고비를 넘기나 했더니 이번에는 사랑하는 이와 목숨을 걸고 지켜 온 직업 중 하나를 택하란다. 서대영(진구) 상사의 삶이 참 고달프다.

23일 밤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9회에서는 달콤한 연애를 시작하는 유시진(송중기), 강모연(송혜교)과 연애를 허락받는 서대영, 윤명주(김지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음악은 생각보다 많은 걸 변화시킨다"는 다니엘(조태관)의 말처럼 강모연이 음악을 선곡하다 실수로 전 부대에 틀어버린 유언 파일은 유시진과의 관계를 바꿔놨다. 유시진의 능청스러운 놀림 끝에, 강모연은 "나 한국에 안 간다. 대위님이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서 그렇다. 나 지금 고백하는 건데…"며 드디어 진심을 입 밖으로 꺼내놨다. 유시진은 키스로 대답을 대신했다.

반면 윤명주와 서대영 커플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윤명주의 아버지인 윤중장(강신일)의 우르크를 찾은 것이었다. 그간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해 온 윤중장은 "지금도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냐?"란 질문을 서대영에게 건넸다. 그리고 이번에는 서대영도 도망가지 않았다. 그는 "이 손 하나 잡겠다. 전출을 보내면 어디건 가겠다. 하지만 이 손은 놓지 않겠다"며 의지를 확실히 내비쳤다. 잠시 후 윤중장은 "명주를 만나도 좋다. 결혼까지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고 교제를 허락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윤중장은 "단, 나는 상사 사위를 둘 생각은 없다. 군복을 벗고 경력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라.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결정을 내려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끊임없는 엇갈림에도 꾸준히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 온 유시진, 강모연 커플과 달리 서대영, 윤명주 커플의 이야기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윤중장의 반대 속에 서대영이 윤명주를 위해 그녀를 피하는 선택을 줄 곳 이어온 탓이었다. 그런 서대영이 더 이상 윤명주의 곁을 떠날 수 없다고 결심한 계기는 우르크 지진이었다. 대재난 속에 두 사람의 감정은 한층 깊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직업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시련이 서대영에게 주어졌다. 교제 허락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는 윤명주의 모습을 본 서대영이 그녀가 아닌 직업을 택할 확률은 낮지만, 누구보다 사명감이 큰 서대영이 군복을 벗는 상황도 유쾌한 결말은 아니다. 유쾌한 캐릭터들의 웃음 속에서 마음껏 웃기 힘든 서대영 상사의 이야기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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