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모든 감독은 초반부터 잘 하고 싶어하지."
2016년 KBO리그 정규시즌 144경기 대장정이 시작됐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현장에서는 특히 초반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거를 되짚어보면, 시즌 초반 부진한 출발을 한 팀이 시즌 막판 스퍼트를 올려 좋은 성과를 거둔 케이스가 극소수다. 다시 말해 초반에 승수를 많이 쌓는 게 좋은 성적의 지름길이다.
NC는 올 시즌 1군 진입 4년차를 맞이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포스트시즌 경험도 쌓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국내 최고의 3루수 요원 박석민을 보강, 객관적 전력 자체가 막강해졌다. 야구계에선 올 시즌 NC를 우승후보 1순위로 꼽는다. 김 감독도 마침내 무관의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김 감독 역시 베테랑 지도자답게 초반 승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는 1일 KIA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모든 감독은 초반부터 잘 하고 싶어한다"라고 웃었다. NC는 개막전서 8회 손시헌의 역전 결승타를 앞세워 이겼다.
▲5할 사수, 3연패만 피하자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운영을 잘 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우승 적기를 맞이한 올 시즌에도 김 감독의 정규시즌 운영전략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초반에 승수를 벌어놓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일단 5할을 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3연전을 치르면 2승1패를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좋다"라고 했다. 사실 모든 3연전을 2승1패로 마치면 승률이 6할을 넘긴다. 그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상대적으로 우리의 투타 흐름이 좋을 때가 있지만, 반대로 상대의 흐름이 더 좋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최소 1승2패만 해도 된다"라고 했다. 꾸준한 2승1패 흐름에 1승2패가 몇 차례 들어가도 결국 5할로 수렴된다는 의미. 그럴 경우 최소 중위권 싸움이 가능하다는 게 현장의 논리다.
김 감독은 "3연패만 피하면 된다"라고 했다. 특정 팀에 스윕패를 당하면 나쁜 흐름이 다음 3연전으로 이어지면서 부담이 가중된다. 당연히 순위다툼서도 손해를 입는다. 5할에 적신호가 들어오는 건 물론이다. 때문에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 3연전 중 최소 1승을 건지는 게 그 팀의 진짜 저력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매 3연전 2승1패, 최소 1승2패 전략으로 승수를 착실히 쌓으면 한 시즌을 여유 있게 풀어갈 수 있다고 봤다. "초반에 승수를 많이 쌓지 못하면 시즌 중반에 무리할 수밖에 없다"라는 설명이다.
▲NC의 현실과 미래
NC는 김 감독 말대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꾸준히 해낼 수 있는 팀이다.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 이재학, 이태양, 이민호로 이어지는 선발진, 마무리 임창민과 김진성, 최금강 등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의 짜임새가 좋다.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탯의 파괴력은 리그 최고다. 톱타자 박민우와 이종욱~손시헌~김태군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도 괜찮다. NC가 최강 전력으로 평가 받는 건 투타 어느 파트에서도 구멍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팀은 특정 파트에서 부상, 부진으로 힘이 떨어져도 다른 파트에서 만회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결국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 스윕패를 쉽게 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팀이 시즌 초반부터 적절히 승수를 쌓으면, 순위다툼은 물론 자체적인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김 감독은 개막엔트리에 우완투수 박준영, 좌완투수 구창모를 넣었다. 둘 다 신인이다. 그는 "당장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여유 있을 때 투입할 것이다.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신인들이 승패가 기운 상황서 1군 경험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세부적인 쓰임새가 나온다. 김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이 구장, 저 구장에서 던져보면 데이터가 나온다. 강한 구장도 있고 약한 구장도 나온다"라고 했다. 이어 "처음부터 쓰임새를 정해놓는 게 아니라 쓰면서 자신의 위치가 달라지게 된다"라고 했다. 박준영과 구창모도 마찬가지다. 잠재력이 있는 이들을 1군에서 여유 있을 때 써보면서 경쟁력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1군 쓰임새를 찾으면 팀 전력도 강화할 수 있다. 삼성이 지난 수년간 그렇게 했다. 반대로 시즌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시즌후반 무리하게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팀, 전력 구성이 좋지 않은 팀은 이런 식으로 신인들을 키우기가 힘들다. 그래서 하위권에 처진 팀은 리빌딩도 쉽지 않다.
결국 NC는 성적도 내면서 미래도 대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팀이다. 그래서 초반 승부가 더욱 중요하다.
[김경문 감독(위). 김경문 감독괴 NC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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