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같은 선수 입장이라 특정선수를 꼽는 건 힘들다. 하지만, 팬들이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말한 박용택의 한마디가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아직 2경기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개막 2연승을 거둔 LG 트윈스의 경기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 병역의무 마친 예비스타들
LG는 유망주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개막 2연승을 내달렸다. 2011년 LG 육성선수로 입단, 통산 14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천웅이 개막전에서 투런홈런 포함 3연타석 안타로 눈도장을 받았다. 같은 날 양석환은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기도 했다.
이천웅을 비롯해 정주현, 강승호는 이른 나이에 군 복무를 통해 내면을 살찌웠다. 양상문 LG 감독은 “다들 잠재력이 있었지만, 고졸선수에게 프로의 벽은 높다. 적응의 문제도 있고…. 우리 선수들은 군대에서 퓨처스리그를 통해 경험을 쌓고, 잠재력을 끌어올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군 복무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고졸은 골격이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라고 견해를 전한 양상문 감독은 “하주석(한화)도 좋은 예다. 한때 메이저리그 얘기가 나올 정도의 유망주였는데, 군대를 일찍 다녀온 후 몸도 만들어지니 좋은 선수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강승호는 오지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자리를 비우고 있는 오지환은 군 문제도 남아있는 상황. 강승호로선 미리 주전 경험을 쌓으며 오지환의 군 입대 이후에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양상문 감독은 “아무래도 (오)지환이가 (기량은)낫지만, 우리는 지환이가 군 복무하는 기간에 대해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강)승호는 잠재력이 있는 선수”라며 강승호를 칭찬했다.
양상문 감독이 꼽은 강승호의 강점은 선구안. 강승호는 비록 2경기 동안 5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나쁜 공’을 골라내며 투수를 괴롭혔다. “안타는 적었지만, 속을 수 있는 공도 골라내더라. 선구안을 보면 만만치 않은 선수다.” 양상문 감독의 말이다.
▲ 신구조화, 그리고 중간계투 활용도
종목을 막론하고 리빌딩은 젊고 잠재력 있는 유망주만 모은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유망주들이 주축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이들에게 부족한 위기관리능력을 더해줄 베테랑의 지원사격도 필수다. 이른바 신구조화.
양상문 감독은 “아직 2경기밖에 안 됐지만, 올해는 기대했던 신구조화가 잘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실제 LG는 지난 2일 베테랑 이병규(7번)가 11회말 극적인 끝내기안타를 때린 덕분에 2연승을 내달릴 수 있었다. 박용택 역시 1회말 2루타에 이은 기습적인 3루 도루로 선취득점의 밑바탕이 됐다. 이병규(7번)가 끝내기안타를 기록할 때 홈을 밟았던 주자도 볼넷으로 출루한 박용택이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도 빼놓을 수 없다. LG는 양상문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이 경기 도중 수시로 이천웅, 양석환에게 조언을 건네며 성장을 돕고 있다. “결과를 가지고 말하는 것보단 미리미리 얘기해서 긴장감을 풀어주는 게 나은 것 같다. 농담도 종종 한다(웃음)”라는 게 양상문 감독의 말이다.
남은 건 중간계투의 역할 분담이다. LG는 개막전에서 이동현, 임정우 등 5명의 불펜투수가 7회부터 12회초까지 무실점, 역전승의 기틀을 다졌다. 이 가운데 이승현은 데뷔 첫 승을 올렸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이승현이 ⅓이닝 동안 3실점했고, 임정우 역시 제구력이 난조를 보였다.
양상문 감독은 “(이)승현이는 연속으로 경기를 치르느라…. 중간계투들의 역할은 시즌을 치르며 자연스럽게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원상의 활용도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캠프 때까진 컨디션이 좋았는데, 시범경기에서 저하됐다.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와 한화의 3차전은 우천취소됐다. 개막 2연승을 거둔 LG는 휴식을 치른 후 오는 5일부터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광주 원정 3연전을 치른다. LG로선 봄비처럼 찾아온 신예들을 통한 ‘신바람야구’의 부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일전이 될 것이다.
[이천웅(상), LG 선수들(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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