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이 2회말 공격에서 올 시즌 왜 우승후보인지 입증했다.
5일 잠실 NC전. 두산의 홈 개막전이었다. 더구나 올 시즌 강력한 2강으로 꼽히는 두 팀의 맞대결. 두산 김태형 감독은 "144경기 중 1경기"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탐색전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 시즌 16차례 맞대결이 편안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승리는 의미 있었다. 승부처는 2회였다. 두산은 6점을 올려 빅이닝에 성공,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2회 6득점 과정이 두산으로선 고무적이었다. NC 선발투수 이태양의 제구난조를 틈타 높은 응집력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장타력과 기동력, 작전수행능력을 적절히 수행했다.
1사후 양의지가 볼넷을 골랐다. 오재원이 범타로 물러났으나 최주환이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려 찬스를 이어갔다.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정진호와 김재호가 연이어 볼넷을 골랐다. 이태양의 제구가 크게 흔들렸지만, 정진호와 김재호의 집중력도 살아있었다. 결국 선제득점.
이어 허경민이 우중간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날렸다. 지난해 주전 3루수로 도약했고, 프리미어 12를 거치면서 리그 최고수준의 3루수로 올라섰다. 이태양의 공을 정확히 밀어쳐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 이어 민병헌의 우전적시타로 또 1점을 만들어냈다.
계속된 2사 1,3루서는 두산 특유의 기동력이 발휘됐다. 타석에는 닉 에반스. NC 이태양-김태군 배터리는 민병헌과 정수빈의 발을 상대적으로 덜 경계했다. 이미 두산이 2회에만 5점을 뽑아내면서 흐름을 장악한 상황. NC 배터리는 도루에 대한 경계가 미흡했다. 그러나 민병헌이 1B2S서 4구에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김태군이 재빨리 2루에 송구했으나 민병헌의 스타트가 너무나도 빨랐다. NC 2루수 박민우는 곧바로 홈으로 공을 뿌렸다. 3루주자 정수빈마저 민병헌이 2루에 들어가는 걸 본 뒤 약간 늦게 홈으로 쇄도했기 때문. 정수빈이 빠른 발을 과시, 더블스틸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끝이 아니었다. 더블스틸을 통해 2루에 들어간 민병헌이 3루 진루를 시도했다. NC 포수 김태군이 박민우에게서 볼을 받은 뒤 순간적으로 방심한 틈을 탔다. 김태군은 3루에 정확히 공을 뿌렸고, 민병헌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때 NC의 합의판정 요청이 있었고, 결국 민병헌은 아웃 처리되면서 두산 공격이 마무리됐다.
두산은 '3루에서 아웃되면서 이닝을 끝내지 말라'는 격언에 따르면 분명 2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민병헌의 3루 진루 시도는 그 자체로 기민했고, NC 내야진의 허를 찌르는 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두산으로선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김태형 감독이 강조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라고 봐야 한다. 이 플레이 이후 NC 김경문 감독은 선발투수 이태양과 포수 김태군을 동시에 뺐다. 그만큼 기분 나빴다는 의미다.
두산은 2회 장타력, 응집력, 기동력을 고루 발휘하며 빅이닝에 성공, 특유의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단 1승이지만, 두산으로선 또 다른 우승후보 NC에 완벽히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가 있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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