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림수가 좋아졌다."
시즌 초반이지만, 넥센 박동원의 타격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지난해 127경기서 타율 0.266 14홈런 61타점에 불과했다. 포수 치고 홈런과 타점은 준수했지만, 애버리지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13시즌과 2014시즌에도 0.194, 0.253에 불과했다.
단 7경기 소화한 상황. 현 시점에서 개개인과 팀을 평가하는 건 이르다. 하지만, 박동원의 타격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갈 조짐이 보이는 건 확실하다. 그는 7경기서 타율 0.320 1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타점은 각 구단 쟁쟁한 간판타자들을 제치고 리그 깜짝 선두다.
▲노림수 타격
염경엽 감독은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박동원의 타격 매커니즘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타격에서의 운영능력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노림수가 좋아졌다"라고 덧붙였다. 투수와 싸울 줄 아는 타자로 성장했다는 의미.
NC 김경문 감독이 노림수 타격의 중요성을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타자에게 어느 정도의 노림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 투수들은 던지는 공이 많다. 어느 코스, 어떤 구질을 노릴 것인지 준비하고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타자가 타석에서 모든 공을 노려서 치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노림수 타격이 좋아진 박동원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박동원은 주자가 있든 없든, 1스트라이크든 2스트라이크든 스윙을 크게 했다. 스코어링포지션에서 삼진을 많이 당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염 감독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맞히는 데 집중한다. 그러면서 찬스에서 타점도 많이 나온다"라고 했다.
▲타순 전진배치 NO
박동원은 올 시즌 7~8번 타순에 번갈아 투입된다. 시즌 초반 페이스만 보면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가도 무방하다. 하지만, 염 감독은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당장 타순을 올리면 오히려 동원이가 부담을 가질 것이다. 지금 당장 4번타자를 시키면 편하게 야구를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염 감독 특유의 조심스러운 선수기용 원칙이 잘 드러난다. 그는 선수를 기용할 때 과정을 중시한다. 부담이 없는 환경에서 최대한 의미있는 경험을 쌓게 하면서 조금씩 팀 내 비중과 쓰임새를 높인다. 선수 성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팀 전력을 극대화한다. 박동원도 마찬가지. 염 감독은 "과정이 필요하다. 동원이가 올 시즌 좋은 경험을 거치면 내년에는 타순을 올릴 수도 있다. 5번 정도에 들어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자신을 믿는다
박동원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때 너무 맞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지금은 오히려 너무 잘 맞아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스스로도 타격이 좋아진 것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는 "타석에서 내 자신을 믿는다. 불안함, 초조함을 떨쳐냈다"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삼진을 많이 당했다. 요즘은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 승부를 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오히려 박동원은 포수 본연의 수비와 투수, 야수 리드에 집중한다. 올 시즌 넥센 마운드는 젊고 경험이 적은 투수가 많다. 박동원의 리드가 중요하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가면 젊은 투수들에겐 가벼운 얘기를 해주고, 베테랑들 투수들에겐 경기 상황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편"이라고 했다. 물론 그는 "내가 투수들을 별로 도와주는 건 없다. 투수가 원하는 공을 던지면 그저 잘 잡아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지금 동원이 없으면 야구를 못한다"라고 했다. 박동원이 그만큼 넥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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