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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지난 주 금요일, KBS가 6년만에 여자 버라이어티를 부활시켰다. 이름하여 '언니들의 슬램덩크'. 단숨에 뇌리에 꽂힐 것 같은 강렬한 타이틀 아래 6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뭉쳤다. 김숙 라미란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가 바로 그 주인공. 배우 가수 개그우먼 등 활동 분야는 달랐지만, 이들이 보여준 '케미'는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기 위해선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입봉'하게 된 박인석 PD는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박 2일'을 함께 했던 지현숙 작가에게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마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게 시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프로그램의 탄생 배경은 의미심장했다.
"처음에 만나서 뭘 할까를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1, 2월쯤 작가 서너분이 함께 회의를 하면서 서서히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그려가기 시작했죠. 그 과정에서 바뀐 것도 많고 엎어진 것도 많았어요. 사실 처음부터 여자 예능을 만들려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작년 '연예대상'에서 플로어를 담당했는데, 여자 최우수상이 없더라고요. 우수상은 김수미 선생님이 받으셨고요. 그걸 보면서 여자 예능이 없다는 걸 실감하고 있었죠."
그렇게 회의를 거듭한 끝에 지금의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탄생할 수 있었고, 첫 방송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방송 후에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랐다.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박인석 PD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첫 입봉작이기도 했고,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기도 했다. 그는 "아침에 침대에서 눈 뜨는 것 조차 싫었다. 아내에게 도망가자고 했다. 정말 부담스러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방송 직후 대체로 호평이 쏟아졌지만, 일각에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된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과 비교하기도 했다. 멤버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 속 모습이, 남자라면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한다는 '남자의 자격' 속 모습과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PD는 미션을 누가 지정해 주느냐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남격'은 제작진이 미션을 주죠. 하지만 우리는 멤버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 얘기를 하면서 간절했던 스스로에게 미션을 부여합니다. 저는 그게 더 좋겠다고 본 거고요. 물론, '남격'에서도 미션이 주어지면 모두들 열심히 합니다만, 오히려 본인을 위한 미션을 스스로 정해서 한다면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몰입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예능적인 재미를 위해 꿈계 콘셉트를 차용한거죠."
'언니들의 슬램덩크'에는 '꿈계'가 있고 멤버들은 계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똘똘 뭉친다. 이는 '승승장구' '인간의 조건' 등 박 PD가 연출로 참여했던 프로그램들에서 배운 것들을 가미하기 위해서 시도한 콘셉트다. 개인전인 동시에 단체전이 될 수 있는 그림. '도전골든벨'이 개인적인 도전 같지만, 마지막에는 학교의 일원으로서 마지막 학생을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계모임 안에서 순번대로 도전이 이뤄질 때마다 조금씩 관계도가 그려질 것 같아요. 저희는 멤버들이 누군가의 꿈을 위해 자신들은 모든 걸 내려놓고 도와주게 됩니다.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여러 개의 미션이 부여될 수 있고, 또 서로 협력하고 함께 도전하고 고생한다면 기대하는 리얼한 모습들이 많이 포착될 것 같아요. '남격'과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는 것은 저의 숙제입니다."
[박인석 PD와 '언니들의 슬램덩크' 멤버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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