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마이클 조던이 이끌었던 시카고 불스가 세운 금자탑을 넘어선 팀이 20년 만에 탄생했다.
스테판 커리를 앞세운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4일(한국시각)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2015-2016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25-104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골든 스테이트는 73승 9패를 기록, 시카고가 1995-1996시즌에 세운 NBA 최다승(72승)을 뛰어넘어 NBA 역사를 새롭게 썼다.
1995-1996시즌 당시 시카고는 마이클 조던-스카티 피펜-데니스 로드맨으로 이어지는 ‘BIG.3’가 전력의 핵심이었다. 조던은 두 말할 나위 없는 에이스. ‘농구황제’라 불리는 등 NBA 역사상 최고의 파급력을 자랑했던 슈퍼스타다.
조던을 도운 조력자들도 빼놓을 수 없었다. 피펜은 201cm의 신장에도 감독이 원한다면 포인트가드 수비도 능수능란하게 해냈다. 텍스 윈터 전 시카고 코치는 “수비 재능은 피펜이 조던보다 낫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악동’ 로드맨은 1995-1996시즌 평균 14.9리바운드를 따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로드맨이 궂은일, 리바운드를 도맡은 덕분에 시카고가 자랑하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도 위력을 더할 수 있었다.
이처럼 압도적인 3인방을 앞세운 시카고가 만든 최다승 기록도 이제는 2위로 밀려났다. 커리와 조던의 커리어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커리를 앞세운 골든 스테이트가 시카고를 뛰어넘었다는 것은 기록을 통해 명백한 사실이 된 셈이다.
골든 스테이트의 신기록을 논할 때에도 조력자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조던 곁에 피펜과 로드맨이 있었다면, 커리에겐 클레이 탐슨과 드레이먼드 그린이 있었다.
커리와 ‘스플래쉬 브라더스로’로 불린 탐슨이 올 시즌 성공시킨 3점슛은 총 276개였다. 예년 같았으면 이 부문 1위였겠지만, 사상 첫 한 시즌 400개를 돌파한 커리(402개)에 막혀 2위에 그쳤다(?).
하지만 탐슨의 가치까지 평가절하된 건 아니다. 탐슨은 흐트러지지 않는 슛 자세와 폭발력을 바탕으로 커리에게 집중될 수 있는 수비를 분산시켜줬다. 화려한 공격력에 다소 묻혔지만, 수비력 역시 같은 포지션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탐슨은 공수에 걸쳐 커리의 부담을 덜어준 ‘최고의 2인자’였다.
그린의 지원사격도 골든 스테이트의 행진에 큰 힘이 됐다. ‘트리플 더블 13회’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 그린은 다재다능했다. 그린은 올 시즌 총 1,131득점 635리바운드 598어시스트 119스틸 113블록을 남겼는데, NBA 역사상 1,000득점 500리바운드 500어시스트 100스틸 100블록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그린이 처음이었다.
단순히 기록만 뛰어났던 게 아니다. 그린의 2대2 능력은 커리의 3점슛이 불을 뿜는데 있어 청량제와 같았다. 가드, 센터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상대팀의 키맨을 수비하는 역할도 그린의 몫이었다.
‘커리와 아이들’을 앞세운 골든 스테이트는 정규리그 최다승을 세웠지만, ‘시카고 왕조’를 넘어서기 위해선 아직 남아있는 과제가 있다. 지난 시즌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골든 스테이트는 시카고가 그랬듯,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
2연패에 도전하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골든 스테이트의 장기집권을 점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골든 스테이트는 휴스턴 로케츠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스테판 커리(좌), 드레이먼드 그린. 사진=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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