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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그동안 임권택,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임상수, 이창동 등 많은 감독이 칸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끝내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했다.
미국의 유력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4일(현지시간) ‘한국영화는 칸에 자주 초청되면서 왜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했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한국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이유를 분석했다.
한국영화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섹션에 3편의 영화를 출품시켰다. 경쟁부문에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비경쟁에 나홍진 감독의 ‘곡성’,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올랐다.
전 버라이어티 통신원이자 현재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달시 파켓은 “한국영화는 프로덕션 수준과 촬영 노하우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기 때문에 경쟁부문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감독들은 매우 탄탄한 로컬 마켓과 국제 영화 페스티벌 양쪽 모두에게 어필하는데, 그것이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언젠가는 받을 것이다. 그러나 로컬 마켓은 도움이 되면서도 방해물이다”라고 평했다.
이는 한국 흥행과 칸의 예술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영화산업은 군부독재가 막을 내리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96년 부산영화제 출범은 기폭제가 됐다. 멀티플렉스의 확산도 힘을 실었다.
부산영화제는 오래된 규범, 특히 검열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후 한국영화는 국제적인 프로듀서와 판매 에이전트, 페스티벌 프로그래머를 사로잡았다. 영화산업이 빠르게 성장했고, 아시아에선 비교대상이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2000년 김기덕 감독의 ‘섬’을 시작으로 해외 영화제는 관심을 기울였다. 이창동 감독의 서정적인 영화도 관심을 끌었다.
한국영화는 다양성의 전형이 됐다. 촬영 편수가 많아졌고, 비록 해외 영화제에 출품은 되지 않았지만 대작영화도 제작됐다. 아트 하우스, 인디, 실험영화도 활발히 만들어졌다.
오늘날 한국은 최고의 작가와 촬영감독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효과는 아시아 최강이고,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다. CGV는 터키까지 진출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을 낳는다. 관객수는 증가하고 있다. 한국 박스오피스는 세계 5번째다. 프랑스보다 앞선다. 독일과 러시아보다 크다.
괄목할만한 성장의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영화 산업이 커지면서 독립영화계가 고사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부산 국제영화제는 정치적 문제 때문에 위험에 봉착했다. 세계 영화인들이 자율성의 침해를 받고 있는 부산 국제영화제를 우려하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박찬욱, 나홍진, 연상호 감독의 영화가 모두 순수 한국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진 점에 주목했다. 공식 부문에 3편을 출품시킬만큼 한국영화 수준이 발전했다.
한국영화는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칸 국제영화제에 도전했다. 이제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가 됐다.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아가씨’ 스틸컷.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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