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태양의 후예'가 분명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를 예상할 수 있는 이는 드물었다. 100% 사전제작에, 130억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한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래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고, 그건 원작자였던 김원석 작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원석 작가는 드라마의 성공에 대해 "전혀 예상 못했다. 너무 신나고 즐거웠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무섭기도 했다.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은숙 작가님께 '김 작가님이 살던 고산지대는 이런 곳이었군요'라고 문자를 보냈었다"고 털어놨다.
두 작가가 공동 집필로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 두 명의 작가라면 분명 의견 일치보다 충돌이 많을테니.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김은숙 작가 덕분에 쉽게 해결됐다. 김은숙 작가는 후배를 배려했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으로 따랐다.
"(김은숙 작가님은) 기본적으로 유쾌하세요.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열린 마음으로, 열린 귀로 들어주시죠. 그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는 게 가장 크게 배울 점 같아요. 정말 공동작업이라는 게 쉽지 않은데, 저는 김은숙 작가님을 존경했고, 그 분은 저를 존중해주셨거든요. 덕분에 전체적으로 좋은 시너지가 나온 것 같습니다."
작가인 그에게도 거액의 제작비는 부담이었다. 그래서 이런 시도가 결코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안 될 장르들만 골라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태양의 후예'를 위해 노력했다. 김원석 작가는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바람을 드러냈다.
"쉽지 않은 시도였죠. 누군가는 무모하다고도 했어요. 그런데 이걸 처음 기획했던 바른손부터 NEW, 배우들, 스태프들, 중국의 아이치이까지 다 함께 이 작품을 만들었어요. 정말 감사드리죠.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앞으로 사전제작 시스템이라든가, 새로운 장르들이 많이 시도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주연 배우들을 향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 작가는 "송중기는 생각이 굉장히 깊고 캐릭터에 진심을 담는 배우다. 나바가 봐도 매력이 있다. 송혜교 씨는 연기를 잘 한다. 멋진 강모연을 보여줬다"며 "진구는 연기를 안 하면서 연기를 해야하는데, 그 눈빛이 듬직하고 멋있었다. 김지원은 케미를 정말 잘 살려줬다. 좋은 친구라는 걸 느꼈다"고 극찬했다.
앞으로도 작가로 활동할 그에게 혹시나 '태양의 후예'가 꼬리표가 되지는 않을까. 김 작가는 "꼬리표라고요? 잘 간직하고 훈장처럼 가져가야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드라마의 성공으로 혹시 인센티브는 얼마나 받았느냐?"는 다소 속물적인 질문에도 김 작가는 "아마 다시보기도 많이 해주시고 그래서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아직 정산이 안 끝나서요"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아마 제 작가 인생에서 가장 유쾌하게 웃으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될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것들에 대해 너무 감사드려요. 이제 또 '태양의 후예'에 대한 아쉬움은 스페셜 방송을 통해 달래주세요. 그리고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김원석 작가. 사진 =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