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0승을 기점으로 국내 선발투수들의 현주소가 보인다.
4월 24일은 한국야구에 의미 있는 날이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왼손투수 김광현(SK)과 장원준(두산)이 잇따라 100승 고지를 밟았다. 두 사람은 역대 26~27번째, 송진우(KBS N해설위원), 장원삼(삼성)에 이어 역대 좌완 3~4번째 100승 투수가 됐다.
100승을 달성한 27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최다승 1위 송진우(210승), 현역 최다승 1위 배영수(한화, 128승)를 비롯해 한국야구를 주름잡았던 이름이 줄줄이 확인된다. 이들 중 현역으로 뛰는 투수는 배영수를 비롯해 장원삼(삼성, 109승), 윤성환(삼성, 102승), 김광현, 장원준 등 5명이다. 수년간 꾸준히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공통점이 있다.
▲송승준, 2016년 100승 도전자
나머지 투수들은 100을 향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현 시점에서 100승에 가장 가까운 현역 투수는 송승준(롯데)이다. 93승을 기록 중이다. 7승만 보태면 28번째 100승 투수 클럽에 가입한다. 그는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롯데에 입단한 뒤 꾸준히 활약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8승에 그쳤지만, 한 시즌 10승도 5차례 경험했다.
송승준은 15일 창원 NC전서 에릭 테임즈를 상대하다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낀 뒤 선발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부상이 크지 않아 조만간 복귀가 예상된다. 늦어도 후반기에는 100승 달성이 유력하다.
▲미완의 100승
성준(97승), 염종석(93승), 김정수(92승)는 100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한 대표적 투수들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아쉬운 미완의 100승이 있다. 류현진(LA 다저스)이다. 그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한화에서 98승을 쌓은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연간 14승이라는 폭발적인 페이스를 자랑했다. 그러나 KBO리그를 떠난 상황서 언제 100승을 달성할지 알 수 없다. 류현진은 KBO리그로 돌아오지 않는 한 100승 달성은 불가능하다.
다니엘 리오스도 90승을 달성했다. 외국인투수 통산 최다승 1위다. 100승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외국인투수였다. 훗날 일본에서 금지약물 복용 혐의가 드러나며 KIA, 두산에서의 활약도 빛을 잃었다. 외국인투수 통산 최다승 2위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62승). 6년째 활약하는 장수 외국인투수지만, 100승과는 거리가 있다. 1년 단위로 재계약이 이뤄지는 외국인투수가 100승에 도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까마득한 100승
송승준 이후를 살펴보면 곧바로 100승에 도전할 만한 투수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양현종(KIA, 77승), 윤석민(KIA, 76승)은 2년 정도 꾸준히 승수를 쌓아야 한다. 양현종의 경우 올 시즌이 끝나면 FA라는 변수도 있다. 혹시 해외 무대를 생각한다면 류현진처럼 100승 도전은 뒤로 미뤄진다.
그 뒤로 이승호(SK, 75승), 채병용(SK. 71승), 김진우(KIA, 70승), 송은범(한화, 70승)이 눈에 띈다. 꾸준히 선발로 나가지만 최근 페이스로 볼 때 100승 달성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이승호와 김진우처럼 최근 아예 승수 쌓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승호는 5년만에 SK로 돌아왔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김진우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꾸준히 등판하는 선발투수들 중에선 차우찬(삼성, 59승)이 눈에 띈다. 차우찬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게 변수다. 꾸준히 국내에서 선발로 등판하더라도 2~3년 정도 승수를 쌓아야 100승에 도전할 수 있다. 그 뒤로 선발로 나서는 투수들 중에선 우규민(LG, 51승), 유희관(두산, 42승), 이재학(NC, 34승), 류제국(LG, 26승) 정도가 눈에 띈다. 이들의 경우 100승까지 시간이 걸려 자연스럽게 변수도 많다.
사실상 양현종, 윤석민 뒤로 100승 투수 탄생 시기를 점칠 수 없다. 100승에 대한 보장도 없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매 시즌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꾸준히 승수를 쌓는 토종 선발투수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이미 100승을 달성한 27명의 저력은 인정 받아야 한다.
[송승준(위), 양현종(가운데), 윤석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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