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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이후광 기자] 박태환이 명분도 얻어낼 수 있을까.
박태환(팀GMP)은 지난 25일 광주 남부대학교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경영 첫날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승서 15분10초95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박석현(15분25초77, 전주시청)에 무려 15초가량 앞선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 539일 만의 화려한 복귀
박태환은 지난 2014년 9월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국 수영의 간판이자 스포츠계의 얼굴이었던 그의 도핑 파문은 대한민국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지난 3월 2일부로 징계가 종료되며 박태환은 이번 대회 총 4종목(남자 자유형 1500m, 200m, 400m, 100m)에 신청서를 냈다. 그가 최근 참가한 공식 경기는 지난 2014년 11월 3일 제주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 혼계영 400m 결승. 정확히 539일 만에 수영복을 입고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많은 팬들의 열렬한 성원 아래 평정심을 잃지 않고 초반 페이스를 유지하며 550m 구간부터 1위로 올라섰고 점차 스피드를 내며 레이스 막판 2위에 8초 앞선 압도적인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결국 여유롭게 터치패드를 찍고 수영 영웅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 유일한 ‘A기준 기록’ 충족 선수
이번 대회 유독 박태환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이유는 바로 그의 2016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 때문이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도 올림픽에 갈 수 없다. FINA 징계는 끝났지만 대한체육회 규정이 발목을 잡은 것.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도핑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지난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규정을 재검토했지만 기존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지한 '이중처벌'에 해당되는 사항이지만 대한체육회는 아직까지 입장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문제는 박태환의 월등한 1500m 기록이다. 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1500m 경기를 치른 선수들 중 박태환(15분10초95) 만이 유일하게 FINA가 정한 올림픽 출전 ‘A기준 기록’인 15분14초77을 뛰어 넘었다.
박태환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남아 있는 200m, 400m, 100m 경기서도 이날처럼 월등한 성적을 기록해, 자신을 향한 구제 여론을 키워야 한다. 다시 말해 규정을 거스를 수 있는 명분을 얻어야 한다는 것. 이중 처벌, 도핑 파문 등 모든 논란을 뿌리 치고 '마린보이'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박태환(첫 번째), 남부대 수영장 앞에 걸린 박태환 응원 메시지(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광주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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