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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가 진짜 마지막이다."
리우올림픽 최종예선(6월13일~19일)을 준비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25일부터 합숙훈련에 들어간 여자농구대표팀. 작년 우한 아시아선수권대회 멤버 위주로 구성됐다. 대다수가 WKBL 6개 구단을 대표하는 20대 젊은 선수다.
애당초 위성우 감독은 이미선 신정자 변연하 등 국가대표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들을 선발, 올림픽 출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세 사람이 2015-2016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한국 여자농구 미래를 위해 지난해 실시한 세대교체를 이번대회를 통해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좀 더 강했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유일하게 선발된 베테랑이 있다. 만 36세 임영희다. 위 감독은 다른 베테랑들은 모두 배제했지만, 임영희만큼은 대표팀에 남겨뒀다. 사실 임영희는 이미선 신정자 변연하에 비해 국가대표 경력이 짧다. 전성기가 늦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임영희에게도 대표팀 경력을 충분히 쌓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을 맡겼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을 하나로 묶어달라는 의도다.
▲조용한 리더십
임영희는 우한 아시아선수권대회서 거의 벤치를 지켰다. 중국, 일본전서 거의 중용되지 못했다. 약체 국가들과의 경기서 상대적으로 좀 더 많이 뛰었다. 당시 특별히 아프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 감독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강했다.
25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임영희는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은 없다"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된 대표팀에서 맏언니로서 중심을 잡는 역할은 크다. 실제 우한 아시아선수권대회서도 벤치에서 후배들을 독려하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이런 부분은 보이지는 않지만, 팀 스포츠이자 조직력이 중요한 농구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국제대회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선수들은 맏언니의 조용한 리더십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는다. 자신의 기량을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젊은피 위주의 위성우호는 우한 아시아선수권대회서 파워, 테크닉, 경기운영 모두 부족한 점을 노출, 3위에 그쳤다. 그러나 임영희는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는데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가 많았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익숙하지 않은 선수가 많았다"라고 했다. 대표팀은 수년간 베테랑들 위주로 돌아갔다. 지금 대표팀 주축들은 대표팀 경험은 있지만, 주축 멤버로 뛰지 않아 대표팀 경기만 뛰면 습관적으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게 임영희의 분석. 그는 "다들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하면 된다. 지금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런 말 한마디도 젊은 선수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
▲대표팀, 올해가 마지막이다
임영희는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신)정자를 만나서 얘기도 많이 했다. 그동안 같이 뛰었던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는 걸 보니 내 기분도 이상했다. 작년에도 대표팀은 마지막이라고 말했는데, 올해가 진짜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선수들보다 아프지 않아서 뽑힌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임영희의 가장 큰 강점은 30대 후반이지만, 잔부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몸 관리가 철저하다. 올림픽 최종예선 준비시간은 다른 국제대회보다 훨씬 짧다. 그래서 기본적인 몸 만들기를 착실히 해야 각종 전술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임영희는 "일단 몸을 잘 만드는 데 초점을 두겠다"라고 했다.
그는 언제든지 코트에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위 감독은 아직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법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슷한 원칙이라면, 임영희의 출전시간이 길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도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언제든 임영희의 한 방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도 현재 대표팀에서 임영희보다 정확한 외곽슛을 갖고 있는 선수가 드물다. 임영희 특유의 타점 높은 원 드리블 점퍼가 국제무대서 통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 임영희는 "작년에도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 올해는 작년에 했던 것을 토대로 준비를 더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임영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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