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55km의 사나이'는 우리 곁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NC 원종현의 복귀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선사한다. 원종현은 지난 2014년 NC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야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그 해 가을에 열린 준플레이오프에서 그는 전광판에 155km를 찍으며 유명세를 탔다.
그런데 지난 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도중, 어지러움을 호소한 원종현은 결국 중도 귀국해 국내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바로 대장암 판정을 받은 것. 원종현은 대장암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대장암 2기 초기라 암 세포는 전이되지 않았고 꾸준히 항암 치료를 받으며 내일을 기약할 수 있었다.
원종현과 NC가 만들어낸 첫 번째 감동의 장면은 바로 지난 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의 시구였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원종현은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또한 그것은 반드시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그때부터 원종현은 "내년에 꼭 복귀하도록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었다.
그리고 올해 원종현의 복귀 프로젝트는 본격 가동됐다. 불펜 피칭을 거쳐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에 나선 원종현은 150km대 강속구를 회복하면서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의 복귀 시점을 6월로 잡고 그의 복귀를 기다렸다.
원종현은 6월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31일, 마침내 1군 마운드에 돌아올 수 있었다. 팀이 5-6 1점차로 뒤진 9회초 두산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원종현은 오재원, 민병헌, 오재일을 3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화려하게 복귀 신고를 했다.
대장암을 극복하고 다시 강속구를 뿌리는 그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끝까지 공을 놓지 않은 그의 열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지난 해 위암을 딛고 1군에 복귀해 감동을 선사한 한화 외야수 정현석은 선수들이 뽑은 '재기선수상'을 받은 뒤 "내년 이 자리에는 원종현 선수가 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정현석은 1군에 있지 않지만 언젠가 이들의 맞대결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김경문 감독도 한화와의 일정을 확인할 만큼 관심을 보이는 일이다. 오는 21일부터 마산구장에서 양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과연 이들의 만남은 이뤄질 수 있을까.
역시 위암 투병 끝에 다시 마운드에 선 LG 우완투수 정현욱은 이제 롱맨으로 투입될 수 있을 만큼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한 상태다. 오는 14일에는 NC와 LG가 잠실구장에서 만난다. 계투 보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나란히 마운드에 서는 장면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이 장면이 현실이 된다면 맞대결 그 이상의 명장면이 될 것이 틀림 없다.
이들이 이미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많은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이제 아프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원종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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