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카스티요도 못 피한 강판…단조로운 구종 과제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위기상황에 잘 대처하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의 2번째 등판은 유쾌하지 않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지게 됐다.

카스티요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2⅔이닝 8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6자책)에 그치며 조기강판됐다. 한화가 끝내 전세를 뒤집지 못하며 5-11로 패, 카스티요는 패전투수가 됐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에 앞서 “데뷔전에서는 홈런을 맞은 후 흥분하지 않고 완급조절을 잘했다. 마운드에서 침착하게 잘 던지더라”라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카스티요를 칭찬했다.

실제 카스티요는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치른 데뷔전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황재균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피홈런으로 이어졌지만, 카스티요는 이후 직구를 주무기 삼아 롯데 타선을 공략했다.

카스티요는 이날도 최고구속 158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졌다. 직구 최저구속도 150km를 기록하는 등 구속 자체는 여전히 빠르게 나왔다.

하지만 제구력이 난조를 보여 구속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순 없었다. 1~2회말에 연달아 병살타를 유도,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겼던 카스티요는 3회말 급격하게 무너졌다.

서건창(볼넷), 고종욱(몸에 맞는 볼)에게 연달아 출루를 허용한 카스티요는 이후 김하성, 윤석민, 김민성에게 연속 3안타까지 맞았다. 눈 깜짝할 사이 3실점.

카스티요는 채태인을 삼진으로 잡아낸 이후 이택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박정음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한 이후에는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2사 1루서 등판한 장민재가 추가실점하지 않은 덕분에 카스티요의 최종기록은 6실점이 됐다.

새로운 외국선수에게 베일을 벗은 이후는 살얼음판의 연속이다. 상대팀의 분석이 더욱 치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보다 다양한 승부수가 있어야 한다. KBO리그에 카스티요가 아직 맞대결하지 않은 타자가 산재한 반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2경기를 통해 카스티요의 장단점을 파악한 터.

단 2경기만으로 카스티요의 경기력을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만, 구종이 다양하지 않다는 건 카스티요에게 주어진 분명한 과제가 됐다.

카스티요는 이날 직구(32개),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5개) 등 단 3가지 구종만 던졌다. “선발투수라면 구종이 4~5개는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 김성근 감독의 머릿속도 그만큼 복잡해지게 됐다.

[파비오 카스티요.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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