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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그야말로 '연기 어벤져스' 군단이었다.
2일 오후 16회로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은 마지막까지 우리 인생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아름다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끝이 났다.
과거에는 메인 출연자들이었지만 어느새 주인공의 엄마·아빠로,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드라마 속 주변인물이 된 시니어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이들은 무시무시한 50여 년 연기내공을 유감없이 펼쳤고, 시청자들의 금, 토요일을 울고 웃게 했다.
가능할까 싶었던 캐스팅은 현실이 됐고, 대본리딩 현장을 보고도 믿지 못할 조합이었다. 지상파에서라면 이런 조합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로, tvN의 실험과도 같은 평균 연령 75세의 시니어 군단들의 메인 출연은 업계에서도 대박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디어 마이 프렌즈'는 5%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였고 이어 지난 15회에는 무려 8% 시청률로 껑충 뛰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여타 드라마들이 아이돌 출신들의 배우로 현혹시켜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을 빼앗는 것과 달리 '디어 마이 프렌즈'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입소문이 번져나갔다.
엉뚱하고 소녀같은 희자(고두심), 딸과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마음만은 여린 난희(고두심), 자유를 꿈꾸면서도 현실은 고지식한 남편에 갇혀있는 정아(나문희), 남들에게 희생하느라 자신의 인생은 없는 충남(윤여정), 화려한 배우이지만 사랑에 아파하고 남모를 병에 힘들어하는 영원(박원숙) 등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은 어벤져스 배우 군단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됐다.
특히 치매에 걸려 정아를 향해 "첫째 아들이 죽었을 때 넌 안왔지!"라고 소리치는 희자를 연기한 김혜자, 딸이 사위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오열하는 정아를 연기한 나문희와 이를 아버지만의 방법으로 갚아준 석균 역의 신구 등 굳이 긴 대사 없이도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화면을 압도하는 모습은 시청자 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자발적으로 시청하는 드라마였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 출연해 연기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배우들은, 돈 주고도 못 배울 연기의 정석을 캐릭터를 통해 보여줬다.
[사진 = tvN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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