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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브라더 더비’다. ‘우리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작은형’ 가레스 베일이 정면 충돌한다. 포르투갈과 웨일스의 맞대결은 전술적인 관점에서 제법 흥미로운 키워드를 여럿 가지고 있다. 한 팀은 백스리(back three:3인수비)를 사용하고 다른 한 팀은 백포(back four:4인수비)가 기본이다. 또 한 팀은 윙어(winger)를 스트라이커(Striker)로 기용하고 다른 한 팀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Attacking midfielder)로 쓴다. 이 정도면 밤샐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예상 베스트11
포르투갈은 센터백 페페(허벅지 부상)와 수비형 미드필더 윌리엄 카르발류(경고누적)의 공백이 예상된다. 하지만 페페의 경우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일단, 페르난두 산토스 감독은 다닐루와 히카르두 카르발류를 대체자로 낙점한 상태다. 두 선수 모두 조별리그서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포지션은 폴란드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예 헤나투 산체스가 주앙 마리우, 아드리엔 실바와 중원에 포진할 전망이다. 최전방에는 호날두와 나니의 투톱이 유력하다.
웨일스도 변화가 불가피다. 경고누적으로 아론 램지와 벤 데이비스가 결장한다. 이번 대회서 크리스 콜먼 감독은 베스트11에 많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상대에 따라 스트라이커만 바꿨다. 압박에는 조나단 윌리엄스가, 높이에는 샘 보크스가, 스피드에는 할 롭슨-카누가 선택됐다. 포르투갈전은 개인적으로 제공권에 강점을 가진 보크스가 선발로 뛰고 상대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 발 빠른 롭슨-카누를 투입하는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램지의 결장과도 관계가 있다. 웨일스에서 램지는 베일과 함께 공격과 수비를 잇는 중요한 열쇠였다. 하지만 램지가 빠진 상황에선 전방으로 좀 더 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크스의 머리는 러시아전에서 빛난 경험이 있다.
#포메이션
포르투갈은 4-4-2가 기본이다. 일반적인 4-4-2와는 다르다. 다이아몬드에 가까운 시스템이다. 이 전술의 약점은 측면에 있다. 풀백(Full back)의 공격 지원이 부족하면 사이드에서 많은 공간을 내줄 수 있다. 산토스 감독은 이것을 윙어의 최전방 배치와 활동량이 많은 박스투박스(box-to-box) 미드필더로 메웠다. 호날두와 나니가 와이드한 움직임을 가져가고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자주 자리를 바꾼다. 물론 조직적으로 완성도가 높진 않다. 어떻게 보면 유기적이지만, 어떻게 보면 산만하다.
웨일스는 3-5-2를 사용한다. 공이 없을 때는 윙백(Wing back)이 내려와 백파이브(back five:5인수비)가 된다. 5-3-2로 전환된다. 그리고 공을 소유했을 때는 윙백이 전진하면서 3-4-2-1로 바뀐다. 이 전술의 장점은 사이드에 있다. 윙백이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상대 풀백을 유인할 때 베일과 롭슨-카누가 뒷 공간을 파고든다. 벨기에전이 그랬다.
#윙백 vs 풀백
이 경기는 윙백과 풀백 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공산이 크다. 윙백은 스리백 시스템의 ‘측면 미드필더’이고, 풀백은 포백 시스템의 ‘측면 수비수’다. 윙백은 미드필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풀백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다. 또 활동영역이 더 넓다. 그렇다고 풀백이 수비적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풀백 역시 홀딩 미드필더의 지원을 받을 경우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다. 결국 감독의 경기 운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웨일스 윙백이 전진할 때 포르투갈이 막는 방법은 두 가지다. 중앙 미드필더 중 측면에 가까운 마리우 혹은 산체스가 사이드로 이동하거나, 풀백이 높은 위치에서 압박해 공간을 지울 수 있다. 이때 얼마나 조직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벨기에가 실패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벨기에 풀백은 웨일스 윙백 크리스 건터와 닐 테일러가 전진할 때 당황했다. 실제로 웨일스의 3골 중 2골이 벨기에의 왼쪽 측면에서 나왔다.
#중원 배틀
기본적으로 3v3 대결이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마리우와 산체스가 중앙과 측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한 쪽에 치우치면 다른 쪽에서 공간을 내줄 위험이 있다. 웨일스는 램지의 대체자로 유력한 조나단 윌리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에서 수적 균형을 잡으면서 공격적으로 전진해야 베일을 도울 수 있다. 즉, 끊임없이 바뀌는 3v3 대결에서 순간적인 수적 우위를 점하는 팀이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다.
#호날두 vs 베일
스트라이커 호날두는 이날도 최전방에 있다가 자주 공을 받기 위해 왼쪽 사이드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전보다 공간을 찾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웨일스가 수비시에는 윙백까지 내려와 5백이 되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어느 위치에 있어도 최소 2명의 견제를 받을 것이다. 반면 프리롤(Free-Role)로 뛰는 베일에겐 공간이 많다.(이번 대회 내내 그랬다) 특히나 1명의 홀딩을 사용하는 포르투갈에게 베일은 위협적인 존재가 될 확률이 높다. 여기에 윙백의 지원까지 받는다면 금상첨화다. 다만 램지의 공백은 아쉽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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