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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속은 OK, 제구는 불완전했다.
류현진이(LA 다저스) 640일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왼쪽 어깨 수술 후 거의 2년만에 돌아온 메이저리그 마운드였다. 일단 구속에 대한 우려는 씻었다. 1회와 3회 잇따라 최고 92마일(148km)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5회 88~89마일 수준으로 패스트볼 구위가 떨어지면서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복귀전인 걸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제구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1회 첫 타자 멜빈 업튼 주니어에게 구사한 92마일 패스트볼도 한 가운데로 몰렸다. 1회 의식적으로 패스트볼을 많이 구사했으나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정확하게 받아쳤다. 이후에도 패스트볼 제구는 대체로 오락가락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알렉스 디커슨, 라이언 쉼프를 제외한 7명의 타자를 우타자로 내세웠다. 류현진으로선 주무기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형성되는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필살기. 그러나 예상 외로 체인지업 비중을 크게 높이지 못했다. 제대로 꺾이지 못하면서 밋밋하게 들어갔기 때문.
류현진을 잘 아는 포수 A.J. 엘리스는 커브와 패스트볼을 유도, 영리하게 경기를 운용했다. 그러나 본래 커브 제구는 체인지업만큼 날카롭지 못한데다 경기 막판 패스트볼 구위도 다소 떨어지면서 여러모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류현진은 슬라이더까지 점검하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약이다. 실전등판을 이어가면서 투구감각을 찾으면서 체인지업, 커브의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전반적으로 패스트볼 구속이 예상외로 그렇게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구 감각만 끌어올리면 앞으로 좀 더 좋은 투구를 선보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640일만의 복귀전이었다. 어깨 수술과 재활을 한 투수가 첫 등판부터 타자들을 압도하는 건 애당초 무리였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대량실점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실전을 거듭하면 류현진이 류현진답게 돌아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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