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9명이 싸운 수원 삼성이 10명이 뛴 성남FC를 승부차기 끝에 꺾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후 “투혼의 승리”라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수원은 13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서 120분 연장 승부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FA컵 4강에 올랐다.
혼돈의 연속이었다. 경기 시작 19분 만에 2명의 퇴장자가 나왔다. 수원은 이종성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고 성남은 김태윤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악재는 수원에게 이어졌다. 수원은 전반 추가시간 수비수 구자룡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전반에만 2명이 퇴장 당한 최악의 상황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축구를 하면서 1명이 퇴장 당하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 4-4-1로 가면 크게 부담이 안 된다. 그러나 2명이 퇴장 당하면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전반에 2명이 퇴장 당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9명으로 10명을 상대한 수원은 성남의 파상공세에 크게 휘청거렸다. 서정원 감독은 공격수 조나탄과 산토스를 동시에 빼고 미드필더 고승범과 박현범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포메이션은 스트라이커 없는 4-4-0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후반 막판 코너킥에서 실점하며 한 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체력전이 펼쳐지면서 수원은 더욱 코너에 내몰렸다.
이때부터 수원은 정신력으로 뛰었다. 서정원 감독은 “모두가 쥐가 난 상태였다. 마지막까지 교체 카드 한 장을 아낀 건 누구를 빼야될지 모를 정도로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호익이 끝까지 버티다 교체 사인을 해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정신력의 승리였다.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건 상대보다 많이 뛰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히 해준 말은 없다. 다만 나중에 들어온 고승범, 박현범, 신세계에게 남들보다 한 발 더 움직이라고 했다. 그들이 가운데서 정말 많이 뛰어줬다”고 칭찬했다.
팬들의 함성도 큰 힘이 됐다. 서정원 감독은 “팬들이 열심히 소리질러주고 응원해줘서 선수들이 큰 힘이 됐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지만 그 안에는 서포터즈가 있었다. 그래서 이런 감독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꽃 같았던 투혼과 함께 수원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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