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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청아가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를 마무리한 소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이청아는 19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운빨로맨스' 종영 기념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02년 데뷔 이후 주로 순진무구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이청아는 '운빨로맨스'에선 세계적 스포츠 매니지먼트 한국지사장 한설희로 분해 세련된 스타일은 물론이고 사랑을 향한 집착까지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연기 변신했다.
이날 공동 인터뷰에선 드라마 종영 소감과 더불어 연인인 배우 이기우에 대한 이야기 등 취재진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이하 일문일답.
- 종영 소감은?
"아직 끝난 것 같지는 않다. 새로운 역할이라 들떠서 신나게 연기했다. 익숙하게 흘러갈 수 있는 역할이었으나, 연기하면서 큰 불편함 없이 '설희라는 애가 정말 이랬을 것 같다' 싶은 데로 흘러가서 즐겁게 했다. 수호, 보늬의 행복을 빌어주면서 끝나서 좋았다."
- 존재감이 후반부에 줄어든 느낌도 있었다.
"처음 시놉시스를 접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처음에 제가 수호의 트라우마로 작용한다. 이야기를 보니까 수호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야기라 저는 '극복되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제작진에게도 '저는 어떻게 되나요?' 미리 질문했다. 수호의 마음에 제가 없구나 하고 술주정 하고 끝내는 신이 제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한다. 그 뒤에는 조력자가 되었다.
근데 우리 드라마 너무 착하지 않았냐. 나쁜 짓 좀 할 줄 알았다. 다른 드라마는 고구마 1만 개 먹어가면서 하던데 아니더라. 저희 드라마에선 상황이 악역이었던 것이지, 진짜 악역은 버그 심은 사람들뿐이다. 정말 악역이 없었다."(웃음)
- 영화 '늑대의 유혹'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예쁘고 세련된 캐릭터였다.
"제가 얼마나 떨었겠나. '뱀파이어 탐정'이랑 맞물려서 정말 걱정 많이 했다. 하지만 '뱀파이어 탐정'이 도움도 됐던 게 그때도 섹시 끝판왕 뱀파이어였다. 당시 제작진이 저에게 믿음이 있어서 믿고 갔다. 오히려 현장에선 제가 착한 역할 한 게 기억 안 날 정도라고 했다. 원래 이청아의 이미지로 나온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어색할 정도였다. 사람들은 '금세 익숙해지는구나' 싶은 믿음이 있어서 이번에도 할 수 있었다."
- 걸크러시 같은 캐릭터였다.
"제 성격이 그렇다. 원래 제 성격을 끌어들여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다만 제가 첫째인 데다 주변을 많이 살피는 편이라서 설희처럼 남들을 따라오게 하는 성격이 아니다. 설희를 연기할 때 '너무 미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 설희가 가장 나빠 보였던 장면은?
"보늬와 초밥 먹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는 제작진도 설희에 대해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장면에선 제가 준비한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했던 면도 있었다. 방송 나가고 났더니 처음으로 설희가 욕을 먹었다. 그때 오히려 이런 게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고, 여태까지 늘 사람들에게 동정 받고 신뢰를 받는 캐릭터였다면 '이런 캐릭터는 이런 매력 있구나, 욕먹으면서 악역 하는 재미구나' 싶었다.
- 류준열, 황정음과의 호흡은?
"작품을 하면 배역화 또는 시청자화 된다. 주인공들이 그렇게 예쁘더라. 저랑 안 되면 미워야 하는데, 저도 방송을 보면서 '내가 굳이 괴롭혀야 할 필요 있을까' 싶을 지경이었다. 항상 전체가 중요하다. 내가 돋보이거나 분량이 많은 것보다 극이 하나의 통일감이 있을 때 좋고, 제가 그 안에서 효과적으로 쓰일 때 뿌듯하다.
다들 정말 너무 열심히 했다. 밤새고 대본 보며 '꽁냥꽁냥' 하는 것 보니까 저도 부럽더라. '아, 나도 다음에는 사랑 받는 역할 해야겠어' 싶었다."
-영어발음이 세다는 지적도 있었다.
"영어 선생님이랑 고민 많이 했다. 한국말 잘하는 사람이면 우리에게 익숙한 발음을 쓸 수 있을 텐데 제 캐릭터에게 붙은 평범함이라 일상적인 부분을 떼기 위해 좀 더 (무언가)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극 중 달님이가 절 흉내 내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 하나로 제가 다 설명이 됐다. 이상하게 영어를 많이 쓰면 얄미운 것도 있고 '티 내는 건가' 싶은 이질적인 게 있지 않나.
사실 중간에 흔들리기도 했다. 시청자들을 방해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있는 설희란 인물이 보늬, 달님에게 경계심을 줘야 했고, 뭔가 좀 쿨하고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조금 얄미운 걸 어떻게 보여줄까 했던 게 그 포인트였다. 조금 재수없는 느낌이었다."
- 시청률이 초반에 비해 후반에는 떨어졌다
.
"다들 휴가 가셨나 싶었다. 날씨가 안 좋기를 바랐다. 장마를 기다렸다(웃음).
그래도 요새는 시청률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저만 해도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들 IPTV에서 구입해서 본다. '이런 게 시청률에 집계되면 더 잘 나왔을 텐데' 싶은 약간의 억울함도 있다.
시청률이 잘 안 나온 것도 나중에 알았다. 느낌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청률이 적게 나오면 스태프 분들께 죄송하다. 그래도 너무 많이들 봐주셔서 제 주변에서도 열심히 봐주시더라."
- 팬들과의 소통은?
"사실 팬들이 많지도 않고 소통이 활발한 편도 아닌데, '꽃미남 라면가게' 할 때 SNS를 시작했다. 그때는 미투데이가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면서 트위터랑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갔다. 길 가다가 '어제 인스타그램 좋아요 했어요' 하는 팬을 만나면 신기하다."
- 남자친구 언급은 민망한가?
"너무 조심스럽다. 같은 연기자라서 조심스럽다. 관객들이 캐릭터에 대한 환상을 가져야 하는데, 상대방이 언급되면 그런 부분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효과적으로 쓰인다면 좋겠지만 방해가 된다면 슬픈 일이다. 다른 사람과 멜로를 해야 하는데, 저 때문에 깨질까 봐 걱정도 된다.
요새는 공개 연애 커플이 많은데, 다들 원해서 하는 커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늘 '남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일 텐데 나 때문에 욕을 먹거나 해가 되거나 싶을 때는 슬프다. 언제나 이슈가 되면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도 든다. 혹은 계속 잘 만나면 좋은 것이겠지만 안 될 때는 얼마나 슬프냐. 서로에게 상처를 줄까 봐 조심스럽더라."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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