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제게 배우라는 직업은 게임이고, 취미이자 여행이에요"
이범수는 지난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충무로에 입성했다. 무려 27년 동안 배우의 길만 걸었음에도 자신은 여전히 연기에 미쳐 있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슬럼프를 겪을 새 없이 꾸준히 작품을 이어가면서 늘 색다른 변신을 선보인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헤어스타일 변화는 기본이고, 체중 조절에 언어의 장벽도 없다.
"그냥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요? 너무 뻔한 답 같지만 저는 정말 제 일이 즐거워요. 늘 해왔던 얘기인데, 배우라는 직업은 저한테는 게임이고, 취미이자 여행과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거고 이왕 하는 거 새롭게 하고 싶고, 또 새롭게 하는 만큼 칭찬 받고 싶고, 잘한다 잘한다 하면 더 하고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를 맡아도 새롭게 선보이도록 찾게 돼더라고요."
이 열정의 불꽃은 학창시절 우연히 접한 영화 한 편으로 인해 피어올랐다. 이범수는 "배우는 인간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본다. 좋은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듯이 좋은 영화, 또는 연기도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 배우가 된 건 아니었어요. 연기자라는 직업이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꿈꾸게 됐죠. 왜 이런 생각이 들었냐고요? 고등학교 시절 본 '영웅본색'이 제 인생을 바꿔 놓았어요. 주윤발, 장국영 등 사나이들의 세계가 그저 멋있어 보였어요. 이게 제가 배우가 된 순수한 답이에요. 절대 거창해야 거대한 일이 탄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큰 마음을 먹고 큰 일을 해야 뭔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작은 생각, 하지만 자신의 참 된 진짜 생각이라면 그게 현실로 실현돼 커질 수 있다고 봐요."
이처럼 멋 모르던 시절 '영웅본색' 때문에 배우가 된 이범수는 어느 덧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과연 그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호탕한 웃음을 거두고는 진솔한 목소리로 소박한 꿈을 들려줬다.
"화려하고 멋진 스타보다는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배우가 되길 바라요. 그리고 노년에 꿈이 있다면 이 직업을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현장에 머물고 싶어요. 단역으로라도 현장에 참여해서 그 출연료로 후배들과 회식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배우라는 매력, 애로사항 등 주절주절 대화를 나누면서요. 현장과 함께 하는 그런 배우라면 그 이상이 없네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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